통 큰 식당 사장님, 냉장고 오픈…"배고픈 자, 우리 가게로 오라"

celsetta@donga.com2017-02-02 15:5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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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India Times
식당 주인 미누 폴린 씨. 사진=India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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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코치에서 ‘파파다바다’라는 식당을 운영하는 여성 미누 폴린 씨는 가게 앞에 커다란 업소용 냉장고 하나를 내놓고 영업합니다. 냉장고를 놓기엔 가게가 좁아서였을까요? 아닙니다. 이 냉장고는 배고프지만 음식값을 치를 주머니 사정이 되지 않는 이들을 위한 ‘나눔 냉장고’입니다.

어느 날 가게 근처에서 쓰레기통을 뒤적이는 여성 노숙자를 본 미누 씨는 해외의 ‘노숙자를 위한 공짜 커피(손님이 커피 한 잔을 사면서 두 잔 값을 지불하면 카페 측에서 남은 한 잔을 노숙자들에게 내어주는 시스템)’처럼 자기도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녀는 ‘다른 손님에게 대신 값을 치르도록 하기보다는 어차피 매일 남는 음식이 생기니 그걸 가져갈 수 있도록 내놓자’고 결심했습니다.

미누 씨는 팔고 남은 음식을 냉장고에 넣어두고, 손님들도 음식을 시킨 뒤 다 먹지 못할 것 같으면 미리 조금 덜어뒀다가 포장해서 기부합니다. 정기적으로 음식을 후원하는 지역 주민들도 있습니다. 이런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는 걸 본 미누 씨는 더욱 힘이 나서 아예 7~80인분이나 되는 양을 매일같이 채워넣는다고 합니다. 미누 씨의 선행은 인디아타임스 등 여러 인도 매체들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나눔 냉장고가 유명해지자 더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얻고자 찾아왔습니다. 미누 씨는 여전히 넉넉한 마음으로 냉장고를 채워넣고 있습니다.

그녀는 “도움을 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도와주겠다고 나서는 사람들도 많아져서 괜찮습니다”라며 자랑스럽게 말했습니다.

“돈은 남으면 저축할 수 있지만 음식은 상하니까 버려야 하잖아요? 또 사람은 누구나 먹어야 살고요. 아끼다가 음식을 버리는 것보다 아직 신선할 때 남에게 대접해서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습니다.”

‌이 아름다운 나눔 냉장고에는 ‘난마 마람(‘여신의 나무’라는 뜻)’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습니다. 나무 옆에 세워져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지만, 냉장고를 설치한 식당 주인 미누 씨의 덕행을 칭송하는 의미도 있는 것 같네요.

‌'나눔여신' 미누 사장님, 복 받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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