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천 “과거 일진들에게 몹쓸 짓 당해 악몽…용서로 극복”

phoebe@donga.com2017-02-02 11:3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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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가까이 한 걸음만 다가와 주세요." ‌커밍아웃한 방송인 홍석천의 진심 어린 고백이 안방 시청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홍석천은 1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 19회에 출연해 '별종'으로 살아온 지난날을 담담하게 이야기했습니다. 시민들 앞에 선 홍석천은 “홍석천 하면 뭐가 떠오르나. 대머리, 사장님, 패션왕, 톱 게이가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2000년대에 커밍아웃을 하고 유일무이하게 외롭게 싸우고 있다. 어느 날 가게에 놀러 온 친한 여동생이 내게 스스로 어떤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래서 ‘나는 별종’이라고 그랬다. 특별한 매력을 지닌 별종 같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시골에서 자란 나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나의 정체성을 알기 시작했다. 그런데 인지하지 못했다. 그래서 군대에서도 여자친구를 사귀었다”라며 “그러나 여자보다 남자한테 심장이 더 크게 뛰더라. 심장의 신호를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그는 유별난 행동 때문에 학교에서 놀림을 받았고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기도 했다며 자신의 아픈 기억을 회상했습니다. ‌‌홍석천은 “중학교 때 일진 친구들에게 끌려가서 성폭행을 당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힘들었다. 공부를 꽤 잘 했는데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겉으로는 아무 일 없는 듯 행동했지만 정신은 빈 껍데기로 살았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악몽을 벗어나기 위해 고민을 많이 했다. 어느 날 ‘내가 먼저 그 친구들을 용서하고 얼굴을 봐야겠다‘라고 생각했다. 악몽 같은 시간이었지만 용서를 안 하고 트라우마로 가지고 있었다면 내 인생이 망가질 거 같았다. 그런 모습도 나만의 별난 용서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그가 하고 싶은 말은 자신 같은 동성애자들이 나쁜 선택을 하지 않게 '한 걸음 만 다가와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제 주위에도 친구들에게 왕따당하고 자살을 결심하는 동생들이 꽤 많이 있다. 그런 사람들이 여러분들의 형이나 오빠나 직장동료가 될 수도 있고 아들, 딸이 될 수도 있다. 다른 건 다 참아도 가족들이 나를 버린다고 하면 나쁜 선택을 하더라. 가까이 한걸음만 다가와달라"고 말했습니다. ‌겨우 겨우 참아가며 말을 이어가던 그때 그는 울음을 터트렸죠. 시민들은 따뜻한 눈길로 그를 바라보며 위로했습니다.  눈물을 다 쏟고 온 홍석천은 "많은 분들이 공감해 주시지 못할 줄 알았는데 한 분 한 분의 눈빛과 에너지에 오히려 제가 감동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유희열의 '홍석천만이 할 수 있는 진실된 이야기'라는 칭찬에 그는 "제 얘기에 만족했다면 잇몸 좀 날려달라"고 농을 하며 현장을 밝게 만들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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