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운동장에서 뛴 축구선수 53명 암 발병…원인은 '잔디'?

celsetta@donga.com2017-02-01 14: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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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ettyImagesBank
같은 운동장에서 축구한 선수 50여 명이 다 같이 암에 걸린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과 미국 NBC뉴스 등 외신은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에 위치한 워싱턴대학교 여자축구팀의 전/현직 선수 53명이 암 증상을 보이거나 암 확진을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에서 뛰는 워싱턴대 여자축구팀 출신 선수는 총 237명입니다. 그 중 53명이 암에 노출됐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죠. 축구팀 관계자는 이 현상의 원인이 학교 운동장에 깔린 ‘인조 잔디’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워싱턴대 축구 운동장에 사용됐던 인조 잔디는 재활용 고무타이어와 합성섬유를 혼합해 만들어졌습니다. 고무타이어에는 대표적 발암가능물질 카본블랙을 비롯해 각종 유독성분이 들어있습니다.



에이미 그리핀 씨. 사진=NBC News
축구팀 수석코치 에이미 그리핀 씨는 학교 출신 선수들 중 암에 걸린 사람이 많다는 것에 의문을 품고 지난 2014년부터 건강에 이상이 생긴 선수들의 목록을 작성했습니다.

조사 결과 암 뿐만 아니라 백혈병, 호지킨 림프종 등 여러 질병이 선수들을 덮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놀랍게도 병에 걸린 선수들 중 60%가 골키퍼 포지션이었고, 한 골키퍼 선수가 낳은 아들마저 호지킨 림프종에 걸린 사례도 발견됐습니다. 골키퍼는 슬라이딩 기술 등을 다른 선수들보다 자주 쓰기 때문에 유독성 인조잔디에 피부를 접촉하는 빈도가 높습니다.

에이미 코치의 조사를 바탕으로 워싱턴대 공중보건 대학원에서 인조잔디 검사에 나섰지만 ‘암 유발과 인조잔디 사이에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으므로 지금의 인조잔디 운동장에서 계속 경기해도 괜찮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에이미 씨는 “받아들일 수 없다. 미국 전역에 1만 개가 넘는 인조잔디 운동장이 있다. 이 문제는더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에이미 코치는 분자생물학자 바실리스 바실리우 박사와 함께 인조잔디의 유해성 연구를 진행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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