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인은 왜 유럽·아프리카인보다 머리가 클까

celsetta@donga.com2017-01-31 13: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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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ettyImagesBank
'머리 작다'는 말이 칭찬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여서일까요? 개인의 노력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머리 크기를 가지고 고민하는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주변에서는 ‌‘뇌가 커서 머리도 큰 거다. 동양인은 원래 머리가 크니 너무 신경쓰지 마라'고 격려합니다. 그렇다면 동아시아인은 왜 뇌가 큰 걸까요?

지난 28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중국과학원 쑤 빙 교수팀의 연구결과를 빌어 ‘사람의 뇌 크기를 결정하는 8개 인자 중 하나인 ‘CASC5’ 유전자가 인종 간 뇌 크기 차이를 더 잘 설명해 줄 수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쑤 교수 연구팀은 “동아시아인의 CASC5 유전자는 변이를 자주 겪었고, 이 변이는 뇌 크기가 커진 것과 상관관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미국 학자들이 지난 30년간 2만 명의 현대인 두개골 용적을 비교한 결과 동아시아인두개골 평균 크기는 1415㎤이고 유럽인은 1362㎤, 아프리카인은 1268㎤이었습니다. 한국인의 두개골은 유럽인보다 3.9%, 아프리카인보다 11.6% 큰 셈입니다.

학자들은 ‘추운 곳에서 사는 사람은 (뇌가 클수록) 뇌 중추부 온도를 유지하는 데 유리하기 때문에 자연히 뇌 크기를 키우는 쪽으로 진화했다’는 설득력 있는 가설을 제안했지만, 같은 위도에 사는 다른 인종 간의 뇌 크기 차이를 완벽하게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쑤 교수는 “동아시아인종은 CASC5 유전자에 의해 뇌의 회질(대뇌 표면) 부위가 더 커졌지만 유럽인이나 아프리카인의 두개골에서는 이런 징후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쑤 교수는 기후적 요인 외에도 사회구조, 문화적 선호 등을 포함한 요인이 뇌 크기를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며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이 연구가 아시아인들이 다른 인종들보다 지능이 높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못박았습니다.

쑤 교수는 “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인종간 교류가 일어나기 때문에 먼 미래에는 결국 인종 간 뇌 크기의 차이도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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