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산테러 당한 인도 여성 "예쁘게 태어난 게 내 불행이었다"

celsetta@donga.com2017-01-25 15:3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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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산테러 당하기 전의 소날리 씨. 사진=CNN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태어났다는 건 보통 행운으로 여겨집니다. 하지만 올해 31세인 인도 여성 소날리 무커지 씨는 때때로 ‘내가 예쁘게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생각하곤 합니다. “예쁘다”고 희롱하며 귀찮게 따라다니던 남자와 그 친구 두 명이 “왜 나랑 안 사귀냐”며 그녀에게 염산을 뿌렸기 때문입니다.

‌지난 12월 22일 영국 데일리메일의 보도에 따르면, 염산 테러를 당했을 당시 소날리 씨는 겨우 17세였습니다. 염산을 뒤집어쓴 소날리 씨는 고운 미모를 완전히 잃은 건 물론이고 시력과 청력까지 거의 잃고 말았습니다. 전신에 화상을 입어 목숨마저 위험할 지경이었습니다. 소날리 씨는 그 후 14년 간 28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습니다.

딸의 수술비를 대고 가해자들을 처벌하기 위해 법정싸움을 하느라 그녀의 아버지는 전 재산을 처분하다시피 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고작 9년형을 선고받았고, 그마저도 2년 뒤 사면 받아 풀려나왔습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파멸시킨 죄값 치고는 너무나도 가벼웠지만 법원조차 소날리 씨의 항소를 받아들여주지 않았습니다.

“난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런 일을 당해야 하는지 너무나도 억울했습니다. 차라리 죽고 싶어서 정부에 ‘안락사 하게 해 달라’고 청원하기도 했습니다. 물론 받아들여지지는 않았지만요.”

어차피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면 차라리 굳세게 살아남는 게 복수라고 결심한 소날리 씨는 TV쇼에 출연해 염산테러 피해자로서의 인생을 증언하며 자기 삶을 공론화시켰습니다. 퀴즈쇼에 출연해 우승상금을 손에 넣기도 했습니다.



딸을 안고 있는 소날리 씨 부부. 사진=Dailymail
소날리 씨의 사연을 알게 된 사람들은 전국에서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고, 그 중에는 29세 전기공 치타란잔 티와리 씨가 있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굳세게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에 반한 치타란잔 씨는 진지하게 구애했고, 만남을 지속하며 사랑을 키운 두 사람은 결혼에 골인했습니다.

현재 소날리 씨 부부는 딸 ‘파리(Pari, ‘천사’라는 뜻)’를 키우며 행복한 가정을 꾸려나가고 있습니다. 소날리 씨는 “이제서야 제 행복을 찾은 것 같습니다”라며 미소지었습니다.



소날리 씨의 딸. 사진=Dailymail
“딸아이의 얼굴을 볼 수는 없지만,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들어보면 저와 많이 닮았다고 해요. 아이를 품에 안고 있으면 마음까지 따뜻해집니다. 살아있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끔찍한 고통을 당당히 이겨낸 소날리 씨.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늘 행복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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