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기적' 세상 떠나기 직전에 소원 이룬 암 환자

celsetta@donga.com2017-01-27 09: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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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 씨와 마할리아 씨. 사진=마할리아 씨 페이스북
호주 사우스웨일즈 나라브리에 살던 22세 여성 키아 루이즈 레티스 씨는 난소암으로 투병하다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고, 지난해 12월 6일에 ‘네 시간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달려온 그녀의 친구 마할리아 머피 씨는 소중한 친구에게 뭔가 해 줄 수 있는 일이 없을까 생각하다가 뭔가를 떠올리고 SNS에 글을 적었습니다.

“제 친구 키아가 난소암으로 오늘을 넘기기 힘들다고 합니다. 네 시간 안에 사망할 거라는 진단을 받았어요. 친구에게 힘을 주고 싶습니다. 그렉 잉글리스나 보 라이언 씨가 제 친구를 보러 와 줬으면 좋겠어요. 부디 이 글을 공유해 주시고, 용건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메시지를 주세요!”

그렉 잉글리스와 보 라이언은 호주를 대표하는 럭비 선수입니다. 키아 씨는 평소 열렬한 럭비 팬이었고, 보 라이언과 결혼하고 싶다는 말을 할 정도였죠. 마할리아 씨는 말도 안 되는 소망이라는 걸 알면서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글을 올렸고, 두 시간 후 놀라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보 라이언이 키아 씨를 보러 병원으로 달려오고 있다는 거였습니다.



보 라이언 선수와 키아 씨
수많은 사람들이 마할리아 씨의 글을 공유했고, 그 글이 보 라이언에게도 전달된 것이었습니다. 키아 씨에게 “지금 보 라이언이 널 보러 오고 있대!”라고 말하자, 마지막 순간을 준비하던 키아 씨의 눈이 휘둥그래졌습니다.

병실로 들어온 보 라이언을 본 키아 씨는 사망선고를 받은 뒤 처음으로 해맑은 웃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순간에 자기를 보고 싶다고 해 준 팬에게 보답하기 위해 보 라이언도 진심을 다해 키아 씨를 응원했고, 두 사람이 찍은 사진은 순식간에 퍼져나갔습니다.



좋아하는 선수를 직접 본 것이 키아 씨에게 힘을 준 걸까요. 네 시간밖에 못 산다는 선고를 받았던 키아 씨는 그 뒤 며칠 동안 더 버텨냈습니다. 키아 씨는 사랑하는 가족, 친구, 친척들을 만나며 이승에서의 값진 시간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이 감동적인 사연은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소개되며 사람들의 가슴을 울렸습니다.

더 큰 기적이 일어났더라면 좋았겠지만, 안타깝게도 키아 씨는 지난해 12월 11일(현지시간) 밤 평온하게 세상을 떠났습니다. 큰 사랑을 받고 떠난 키아 씨. 이제는 병도 고통도 없는 세상에서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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