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눈사태 호텔 생존자 "눈과 얼음을 먹으며 버텼다"

phoebe@donga.com2017-01-23 17: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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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에 이은 눈사태로 붕괴한 이탈리아 호텔에서 58시간 만에 구조된 생존자가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18일 오후 5시(현지시각) 규모 5이상의 지진이 이어진 후 눈사태가 나면서 아브루초 주 산간 마을에 있는 리고피아노 호텔이 무너졌습니다. 20일 오전 일부 실종자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여성 1명과 어린이 4명 등 5명을 먼저 구해내고 21일 새벽에 여성 2명과 남성 2명 등 나머지 4명을 구출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습니다. 아직도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실종상태입니다. 대학생 죠르지아 가라시(22)는 이때 구조된 사람 중 한 명입니다. 그는 호텔 로비 벽난로 앞 좁은 소파에 피앙세 빈센조 포르티(25)와 함께 앉아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러 델라 세라에 “마지막 눈사태가 올 것 같았고 두려웠다. 그런 다음 순식간에 우리 주위에 있던 것이 떨어져 나갔다”고 전했습니다. ‌‌죠르지아가 정신을 차렸을 때 로비는 네 개의 동굴이 있는 일종의 돔이 되었다고 합니다. 너무 혼란스러워 호텔이 위치를 바꾼 것이라고 착각했죠. 목소리는 메아리처럼 들렸습니다. 빈센조는 눈 때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고 합니다. 닫힌 상자 안에 있는 기분이었고, 그들을 에워싼 눈은 밖에서 나는 소음을 차단했다고 합니다. 안에서 나는 소리는 들렸다고 합니다. 죠르지아는 한 여성이 자신의 약혼자를 부르고 있었고, 로마에서 왔다는 한 남성은 팔을 다쳐 고통스럽다고 호소했다고 합니다. 한 엄마는 아들을 안고 딸을 찾으려 소리를 쳤죠. 생존자들은 스마트폰 불빛을 전등 삼아 정신을 유지하려고 애썼습니다. 죠르지아는 “나는 시간의 흐름을 잃어버렸다. 모든 아이들은 정말로 잘 행동했고 울지도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그의 약혼자는 가끔 허밍으로 노래를 부르며 사람들을 위로했죠. 죠르지아는 “우리가 먹은 유일한 것은 눈과 얼음”이라며 “아드레날린이 배고픔을 없었다. 항상 우리 주위의 구조가 삐걱거리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20일 오전 11시경 처음 밖에서 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나는 죠르지아고 살아있어요!”라고 소리쳤죠. “내가 입 밖으로 낸 가장 아름다운 말이었죠.” 그는 “구조대원들이 안에 누가 있는지를 물었고, 우리는 이름으로 대답했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구조됐지만, 다른 생존자를 찾는 여정은 진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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