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학생의 강의평가에 뿔난 강사 “전원 O점 처리” 협박하다

phoebe@donga.com2017-01-20 18: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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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한 대학 강사가 수업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한 학생 때문에 기분이 몹시 상했다며 자신의 수업을 듣는 전체 학생에게 0점을 부여하겠다고 했습니다.

싱가포르 매체 스트레이트 타임즈는 18일(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시에 있는 세신대학(世新大學)에서 비디오 편집을 가르치고 있는 플라밍고 쿠오(Flamingo Kuo) 씨의 어처구니없는 갑(甲)질 사건을 전했습니다.

쿠오는 지난 16일 자신의 페이스북 페이지에 학생들이 작성한 수업 평가지 스크린 샷을 올렸습니다.

대부분의 학생은 긍정적인 평가를 했지만, 딱 한 사람이 “(수업 내용이) 비어 있음”이라고 적었죠. 수업 내용이 텅 비어 배울 게 없다는 뜻인 것 같습니다.

쿠오는 “비어있다니! 네 뇌가 비었겠지. 150명 중에 너만 그따위 말을 했어! 어딜 감히, 한번 나와서 지껄여 보시지!”라고 적었죠. 그는 “세신대학에는 저런 싸구려 학생이 있어. 나는 다음 학기에 거기서 안 가르칠 거야”라고 덧붙였죠.

그는 해당 학생에게 사과를 요구하면서 만약, 그가 사과하지 않으면 모든 학생들의 시험 결과를 학교 전산 시스템에 올리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쿠오 교수는 대학 포럼에도 글을 올렸죠. 그는 “왜 내 수업이 비어있다고 하는 것인지, 왜 학기 중에는 그 학생이 자신에게 그런 불만을 얘기하지 않았는지를 설명하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학교에서는 그 학생의 신원을 밝히길 거부한다. 그래서 나는 반 전체를 O점 처리하기로 했다”고 썼습니다.

대만 언론에 따르면 쿠오는 2011년 대만의 한 TV프로그램 비디오 편집 부분에서 골든벨 상을 받을 정도로 실력은 인정받은 강사라고 합니다.

그의 글에는 많은 댓글이 달렸습니다. 어떤 이들은 용감한 강사의 입장을 지지했지만, 몇몇은 유치하다고 비난했죠.

다행히 쿠오는 다시 전 학생을 낙제 처리하겠다는 주장을 철회하겠다고 다시 밝혔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학생들과 대학 관계자들에게 사과하면서 “나는 세신을 사랑합니다. 나는 이 학교 출신”이라고 했죠. 그는 7년 동안 이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고 합니다.

그러면서도 쿠오 교수는 학생들이 평소 건설적인 피드백을 주지 않고, 강의가 끝난 후 악성 평가를 남기는 것은 “불공평하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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