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 ‘트랜스젠더 부녀지간’

celsetta@donga.com2017-01-20 17:4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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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저 사실 여자예요.”

미국 미시간 주 디트로이트에 사는 평범한 11살 소년이었던 코리 메종이 어머니에게 고백했을 때 돌아온 답변은 완전히 예상 외였습니다. 코리는 어머니가 슬퍼하거나, 받아들이거나, 당황하거나 할 거라고 생각했지만 어머니 에리카 씨는 진지하게 대답했습니다.

“엄마도 사실 남자란다.”

성 정체성을 숨기고 여섯 아이의 엄마로 살아온 에리카 씨는 코리의 고백을 듣고 용기를 냈습니다. 그는 이제 에리카가 아닌 ‘에릭’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미러(Mirror)는 18일(현지시간) 이 놀라운 가족의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에릭 씨는 딸 코리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서로 의지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가족들도 에릭 씨와 코리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에릭 씨의 남편 레스 씨는 ‘아내가 사실은 남자고, 아들은 사실 여자’라는 사실을 듣고도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코리의 다섯 형제인 첼시(22), 카일리(14), 엘렌(8), 윌로우(6), 사바나(4)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코리는 “가족들에게 제가 여자라는 걸 고백한 이후로 달라진 건 딱 한 가지였어요. 집 밖에서도 여자 옷을 입고 다닐 수 있게 됐다는 거죠” 라고 말했습니다.



'에리카'였을 때의 에릭 메종(좌) / '에릭'으로 새 삶을 살고 있는 에릭 메종(우)
남자아이였을 때의 코리 메종(좌) / 가족에게 성 정체성을 고백하고 소녀로서 살고 있는 코리 메종(우)
에릭 씨도 가족들의 든든한 지지에 너무나 행복해하고 있습니다. “이런 중대한 비밀을 가슴 속에 안고 산다는 건 정말 괴로운 일이었죠. 우리 가족은 정말 멋진 사람들이고, 제 성 정체성을 고백한 이후에도 달라진 건 거의 아무것도 없습니다. 특히 제 남편은 모든 방면에서 저를 지지해 줍니다. 우리 관계는 예전보다 더 돈독해졌어요.

지난 1년간 테스토스테론(남성호르몬) 처방을 받아 온 에릭 씨는 오는 2월 유방 절제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는 “제 인생에서 처음으로 ‘완전한 자신’이 됐다는 걸 느낍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코리는 18세가 될 때까지 외과수술을 미루고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 치료만 받을 예정입니다.

코리는 자기 사연을 알리는 공식 페이스북을 운영하며 전 세계의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녀는 “육체와 정신의 성이 다른 청소년들은 엄청난 혼란과 슬픔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도 많아요. 제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자살을 예방할 수 있다면 정말 기쁠 거예요”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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