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 잃은 소녀와 오른다리 잃은 고양이, 운명같은 우정

celsetta@donga.com2017-01-17 17:4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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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까운 사고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뒤 오른쪽 다리 하나를 잃은 고양이가 왼팔을 잃은 소녀의 친구가 되었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주 오렌지 카운티에 거주하는 팁튼 가족에게는 보물이 있습니다. 바로 세 살 난 딸 스칼렛인데요. 스칼렛은 태어난 지 10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인 지난 2014년 10월에 왼팔을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왼팔의 세포가 암으로 돌연변이를 일으켰고, 스칼렛의 왼팔은 오른팔의 세 배 정도 되는 크기로 부풀어올랐습니다.

의사들은 스칼렛의 왼쪽 어깨, 쇄골, 견갑골은 물론 몸통 왼쪽의 피부까지 모두 제거한 뒤 다른 부위 피부를 이식했습니다. 암 전이를 막기 위한 골육지책이었지만, 그야말로 목숨을 건 대수술이었습니다.

스칼렛 부모님은 수술 뒤에도 하루 온종일 병원에서 보내며 고생하는 딸을 위해 반려동물을 입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팁튼 부부는 ‘아이와 함께 성장할 수 있고, 동질감과 유대감을 느낄 수 있는 반려동물’을 찾기 위해 6개월을 수소문했습니다. 그 결과 다행스럽게도 딱 맞는 고양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3개월 된 아기 고양이 ‘홀리’ 였습니다.



홀리는 심각한 부상을 입고 자동차 엔진 팬벨트에서 발견됐습니다. 처음 발견됐을 당시 홀리의 상태는 너무나도 심각해서 수의사들이 안락사를 고려할 정도였지만, 홀리는 기적적으로 생존했습니다. 그리고 팁튼 집안의 새로운 가족이 되었죠.

처음 홀리를 만난 스칼렛은 홀리 몸통의 수술 자국을 가리키며 “저거”라고 말했습니다. 엄마 시몬 씨는 “그래, 저거”라고 대답했고, 스칼렛은 이번엔 자기 흉터를 매만지며 “저거”라고 되풀이했습니다. 둘은 곧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팁튼 가족은 홀리에게 의사(doctor)를 뜻하는 ‘닥(Doc)’이라는 새 이름을 지어줬습니다. 스칼렛이 좋아하는 만화영화가 ‘닥터 맥스터핀스’이기도 하고, 둘 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의사들을 자주 만났기 때문이라네요. 스칼렛과 닥이 평생 서로 의지하며 행복하게 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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