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트하기' 고등학교 숙제 논란..."여성스럽게 행동해라"

youjin_lee2017-01-17 17:5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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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유인물>"그의 돈을 낭비하지 말고 주문한 음식을 다 먹어라."‌"여성스럽게 행동해라.""그와 데이트하기 싫다면 변명하지 말고 그냥 말해라.""화장실에 무리 지어 가지 마라."‌<남학생 유인물>‌"돈 쓰는 것에 대해 불평하지 마라." "여학생들은 꽃과 작은 선물을 좋아한다." "음식점에서 그녀가 음식을 고르는데 도움이 되도록 네가 주문할 음식이 무엇인지 말해라."‌미국의 한 고등학교 '재정 지식과 성인의 역할' 수업에서 나눠준 과제 유인물에 적힌 지침사항입니다. 과제는 5달러로 데이트하기. 재정은 5달러로, 성인의 역할은 성 고정관념이 박힌 데이트로 알려주고자 했던 것일까요?‌‌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미국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성차별적인 내용이 담긴 과제를 냈다고 보도했습니다. 

학부모 젠 옥스보로우(Jenn Oxborrow)는 딸아이가 학교에서 받은 유인물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여학생과 남학생이 함께 데이트를 하는 것이 과제이지만 과제가 남학생과 여학생에게 요구하는 바가 달랐기 때문입니다.  ‌옥스브로우는 해당 수업에서 반복적으로 성별 고정관념과 성차별적 요소를 수업 소재로 삼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 수업에서 성차별적인 내용을 다룬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선생은 아이들에게 포괄적이고 차별적이지 않은 내용을 가르칠 책임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수업을 들은 2학년 루시 멀리건(Lucy Mulligan) 역시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멀리건은 "학교에서 남학생과 여학생에게 다른 내용의 유인물을 줘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본질적으로 여학생들의 과제는 '어떻게 해야 남학생들을 기쁘게 해줄 수 있을 것인가'에 관한 것"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멀리건은 특히 성적 소수자(LGBT.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통틀어 이르는 말)인  친구들이 해당 과제로 소외되는 느낌을 받거나 상처받았을까 걱정된다고 말했습니다. 해당 유인물이 '이성'간의 데이트만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죠. ‌수많은 논란에도 학교 측은 이에 관한 진상조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학교 측은 "해당 숙제는 학생들이 사회 규범에 편한 마음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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