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혼모노'?…영화관 민폐관객 논란

celsetta@donga.com2017-01-12 11:06:45
공유하기 닫기
최근 우리나라에서 개봉한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이 흥행가도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몰지각한 관객들의 행동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영화 상영 도중 나오는 노래를 따라부르고, 입으로 효과음을 내고, 대사를 따라하고, 뒤에 전개될 내용을 중얼중얼 말하는 등 다른 사람의 영화감상에 불편을 끼치는 ‘민폐 오타쿠(덕후) 관객’들을 봤다는 목격담이 인터넷에 속속 올라오고 있는데요.

이런 민폐 관객 때문에 감상을 방해받은 사람들은 “일반적인 ‘매니아’ 의미의 덕후는 괜찮지만, 현실과 만화세계를 혼동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는 덕후는 문제가 있다”, “이럴 거면 노래 따라부르는 사람들 들어가는 상영관을 따로 마련해 주는 게 낫겠다”라며 불평하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고 혼자만의 세계에 빠져서 민폐를 끼치는 오타쿠가 문제가 되다 보니 ‘혼모노(本物)’라는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일본어로 ‘진짜’라는 뜻인데요. ‘진짜배기 민폐 오타쿠’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혼모노’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쉽게 ‘너의 이름은.’ 관련 내용을 찾을 수 있습니다. “영화보러 왔다가 혼모노를 봤다”, “다행히 혼모노가 없어서 편안하게 감상했다”등의 후기가 많습니다.



일부에서는 “민폐, 진상 관객은 어디에나 있는데 사회적으로 덕후 이미지가 희화화되어 있기 때문에 유독 꼬리표를 붙여 비하하는 것 같다”, “‘너의 이름은.’을 다섯 번이나 봤는데 소위 말하는 ‘혼모노’는 못 봤다”라며 반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감독 신카이 마코토의 언행도 구설에 올랐습니다. 신카이 감독은 일본 방송국 TBS와의 인터뷰에서 “영화에서 가장 신경쓴 장면은 여자 주인공이 ‘쿠치카미자케(입으로 쌀을 씹어 빚는 술)’ 만드는 장면”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좋아하는 아이의 타액으로 만든 무언가라는 것이 10대 소년(남자 주인공)에게는 페티시적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초등학생 남자 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 아이의 피리를 빼앗아 핥아보고 그러지 않나. 나는 하지 않았지만 그 기분은 왠지 알 것 같다”고 말해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이런 논란들 가운데서도 ‘너의 이름은.’은 박스오피스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좋은 성적을 내고 있습니다. ‘너의 이름은.’은 꿈에서 몸이 뒤바뀐 도시 소년과 시골 소녀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입니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