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딸 성폭행범 죽이고 40년을 감옥에 갇히게 됐다

phoebe@donga.com2017-01-11 16:4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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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리아와 제이. 출처=페이스북 
오랜 시간 성적 학대를 당한 딸이 성인이 되어서도 고통으로 몸부림치자 복수를 감행한 아버지가 있습니다. 아버지는 범인을 총으로 쏴 죽이고 40년 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최근 영국 미러는 제이 메이너와 줄리아 메이너 부녀의 기구한 사연을 전했습니다.

줄리아는 4살부터 8살까지 레이먼드 얼 브룩스에게 성적 학대를 당했습니다. 레이먼드는 줄리아 엄마의 양아버지이기에, 줄리아의 양할아버지이기도 했죠. 그는 자신의 위치를 남용해 수없이 추잡한 짓을 했습니다. “넌 특별한 아이라서 그러는 거야”라고 아무렇지도 않은 일인 양 굴었죠. 그러나 줄리아는 용감한 소녀였습니다. 아이는 경찰에 피해 사실을 알렸습니다.

기소된 레이먼드는 2002년 줄리아에게 한 성적 학대를 인정하고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가석방으로 석방되기 전 불과 2년 3개월을 교도소에서 지냈죠. 아이가 당한 5년 세월에 비해 그가 받은 형벌은 너무 가벼웠습니다. 출소한 레이먼드는 앨라베마 줄리아의 집 근처에 계속 거주했습니다.

이제는 아이 엄마가 된 줄리아(24).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어린 시절 학대의 기억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외상형 스트레스장애(PTSD) 진단을 받은 줄리아는 여전히 치료를 받아야 했고, 고통은 결혼 생활에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줄리아와 남편은 더는 서로를 비참하게 만들기 싫다며 이혼을 결심했죠.

줄리아의 아버지 제이(43)는 딸이 여전히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는 고뇌하고 또 고뇌했습니다. ‘내 딸은 매일 매일이 지옥인데 그 놈은 너무 적은 벌을 받았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줄리아. 출처=LOCAL 15
2014년 6월 8일 제이와 줄리아는 마주했습니다. 줄리아는 어린 시절 겪었던 끔찍한 기억에 대해 남김없이 털어놨습니다. 당시 나눈 구체적인 이야기는 두 사람 모두 공개하길 거부했습니다. 다만, 줄리아는 자신이 화가 나 있었다고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제이의 이성을 부러뜨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제이는 총을 챙겨 당장 뒷주머니에 넣고 오토바이를 타고 집을 나가버렸습니다.

상점 앞에 섰을 때 제이는 딸의 전 남자친구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딸을 폭행했던 남자였죠. 총을 쐈지만, 남자가 숨는 바람에 총알은 빗나갔습니다. 그러나 그 남자는 제이의 진짜 목표는 아니었습니다. 분노한 아버지는 레이먼드의 집으로 향했습니다. 앞뜰에 서 있던 레이먼드는 두 발의 총을 맞고 즉사했습니다. 제이는 그날 늦게 체포돼 1급 살인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제이가 한 일이 뉴스에 공개되면서 여론이 들끓었습니다. 법원은 유죄 협상을 위해 줄리아와 제이가 겪은 고통에 대해 들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제이는 법정 증언이 딸에게 심한 외상을 입힐 걸 알고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학대 상황을 재현하지 않는 게 딸을 위한 마지막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형량 조정 없이 1급 살인죄를 인정했습니다. 

2016년 11월 컬먼카운티 법원은 제이에게 40년 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그 후 줄리아는 아버지를 보호하기 위해 ‘성적 학대의 희생자 익명성’ 권리를 포기했습니다. 줄리아는 “제이가 어떤 아버지라도 했을 일을 한 것”이라고 현지 언론에 말했습니다.

“아버지는 아버지가 해야 할 일을 하듯, 나를 보호해 주셨어요. 그는 놀라운 아버지입니다. 실제로 최고였어요. 그는 우리를 너무나 사랑합니다.”

줄리아는 “우리 부녀는 둘 다 지옥 같은 세월을 지나왔다”며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버지를 그렇게 만든 데 대해 죄책감을 느낀다며 흐느꼈습니다.

줄리아는 “아버지가 사회에 위협이 되지 않는 좋은 사람”이라며 석방 탄원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2000명 이상이 참여했죠.

아무리 딸을 고통 속에서 구하려 했어도 살인은 극단적이고 잘못된 선택입니다. 그러나 제이는 그만큼 딸을 해방하고 싶었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자유를 끝내버렸습니다. 마흔 셋인 제이는 남은 여성을 거의 전부 감옥에서 보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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