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길이 180cm…'현실 라푼젤' 일곱 자매의 몰락

celsetta@donga.com2017-01-10 14: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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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ollectors Weekly
지금으로부터 대략 150여 년 전, 미국 뉴욕에 살던 서덜랜드 가족에는 일곱 명의 딸과 단 한 명의 아들이 있었습니다. 1845년에서 1865년 사이 태어난 이 자녀들 중 일곱 자매는 남달리 길고 윤기나는 머릿결로 유명했는데요. 그야말로 동화 속 라푼젤이 현실로 나타난 것처럼 긴 머리를 자랑했습니다.

서덜랜드 가의 가장 플레처 서덜랜드 씨는 목사였습니다. 아내와 함께 농장을 경영하며 아이들을 먹여살리려 애썼지만 안타깝게도 아내는 1867년에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일곱 딸아이들의 ‘탐스러운 머릿결’을 남기고서요.

서덜랜드 부인은 생전에 ‘특제 헤어 에센스’를 딸들의 머리에 발라주었고, 이 에센스는 그다지 좋지 않은 냄새를 풍겼기에 아이들은 “학교에서 놀림감이 된다”며 싫어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에센스 덕분이었을까요, 일곱 딸의 머리카락은 쑥쑥 자라 최고 180cm에 이르렀습니다.

사진=Collectors Weekly
서덜랜드 가의 딸들은 아버지가 부임하는 교회에 나가 종종 찬송을 불렀고 신도들은 그녀들의 신비로운 머리카락에 매혹됐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풍성하고 뚜렷한 색의 머리카락은 젊음과 건강, 아름다움의 상징이죠. 19세기 당시에는 일반 시민들의 영양이나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일곱 자매들처럼 아주 길면서도 건강한 머리카락을 갖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서덜랜드 일곱자매 헤어 토닉' 광고. 사진=Collectors Weekly
딸들의 인기를 보고 성공 욕심이 난 플레처 목사는 순회공연에 나섰습니다. 1880년에는 브로드웨이에서 공연할 정도로 성공을 거뒀고, 이윽고 서덜랜드 가는 서커스단과도 계약을 맺으며 승승장구하게 됩니다. 플레처 씨는 딸들을 모델로 세워 특제 헤어에센스까지 판매했습니다. 일반 노동자가 일주일 동안 일해야 한 병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높은 가격이었지만 이 제품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습니다.

서덜랜드 가 사람들은 곧 돈방석에 앉았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천사 같은 목소리와 외모로 성가를 부르던 딸들은 성장하여 사치스러운 사람들이 되었습니다. 1938년에는 저택 화재가 닥쳐왔고, 가난의 그림자가 다시 드리워졌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유행이 바뀌어 긴 머리보다는 단발머리가 세련된 스타일로 취급받게 되자 서덜랜드 가족의 화려했던 시절도 완전히 저물고 말았습니다.

넘쳐나는 돈, 명예, 인기… 그 무엇도 영원한 것은 없었습니다. 일곱 자매 중 가장 마지막까지 살아있었던 그레이스 서덜랜드 씨는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긴 머리를 고집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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