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얼굴 이식받은 남자와 어머니의 만남

celsetta@donga.com2017-01-10 14: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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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세 젊은 나이에 숨진 아들의 ‘얼굴’을 물려받은 남자를 꼭 안아주는 어머니 영상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얼굴을 이식받은 남성 패트릭 하디슨(42) 씨는 미국 미시시피 주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다 2001년 사고를 당했습니다. 화재 진압 도중 무너지는 건물에서 빨리 빠져나오지 못해 얼굴에 심각한 화상을 입은 것입니다. 겨우 목숨은 건졌지만 이목구비는 물론 얼굴형까지도 완전히 무너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화재 사고를 당하기 전의 패트릭 씨. 사진=워싱턴포스트
패트릭 씨는 ‘이렇게 사느니 죽는 게 낫겠다’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도 그의 얼굴을 보고는 무섭다며 다가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힘든 싸움을 계속하던 그에게 희망의 끈이 다시 내려왔습니다. 교통사고로 숨진 오하이오 주 청년 데이비드 로드바우(사망 당시 26세)씨의 ‘얼굴’을 이식받을 수 있게 된 것입니다. 100명이 넘는 의료진이 매달린 대수술은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끝났고, 온 가족이 기쁨에 휩싸였습니다.

패트릭 씨의 수술 성공 소식에 기뻐한 사람이 또 있었습니다. 바로 얼굴의 원 주인인 데이비드 씨의 어머니 낸시 밀러 씨였습니다. 낸시 씨는 세상을 떠난 아들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보고 싶은 마음에 패트릭 씨와 만나기로 했고, 두 사람은 벅찬 마음으로 서로를 끌어안았습니다.

생전의 데이비드 씨. 사진=워싱턴포스트
패트릭 씨 이마에 난 작은 흉터를 발견한 낸시 씨는 눈물 흘리며 “이마에 입맞춰도 될까요?” 라고 물었습니다. 아들 데이비드가 어렸을 때 앓았던 수두 자국이었던 것입니다. 패트릭 씨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낸시 씨는 “제 아들만큼이나 당신이 자랑스러워요. 이 얼굴은 이제 당신의 얼굴입니다”라고 말하며 패트릭 씨를 꼭 안아 주었습니다. 데이비드 씨가 남기고 간 귀중한 선물 덕에 패트릭 씨는 새 삶을 찾고, 낸시 씨는 아들의 흔적이 세상에 남아있다는 걸 두 눈으로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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