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집 놔두고 공항서 8년째 노숙하는 아주머니

celsetta@donga.com2017-01-09 15:5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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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스트레잇타임즈(straitstimes.com)
자기 명의로 된 멀쩡한 집이 있는데도 8년 째 공항에서 노숙하는 50대 싱가포르 여성이 있습니다.

최근 스트레잇타임스 등 외신은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서 8년 째 생활하는 한 중년 여성의 사연을 보도했습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여성은 사실 자기 이름으로 된 방 세 칸짜리 아파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항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집은 세를 놓고, 그 돈으로 노숙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이 여성은 2008년 금융위기 때 큰 좌절을 겪은 뒤 공항 노숙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딱 며칠만 머무를 생각으로 나왔지만 이틀이 일주일이 되고 일주일이 한 달이 되더니 어느 새 8년 째 공항에서 살게 됐다는 것입니다.

그녀는 “공항에는 푸드코트도 있고 사는 데 필요한 상점이나 편의시설들이 대체로 다 갖춰져 있다. 냉난방도 완벽하고 와이파이도 되기 때문에 불편하지 않다”고 말했는데요. 매 달 들어오는 임대료가 1000달러(한화 약 120만 원)가량 되기에 사는 데 어려움은 없다고 합니다. 다행히도(?) 영원히 공항에서 살 생각은 아니고, 언젠가는 지금 가지고 있는 세 칸짜리 아파트를 팔고 혼자 살기 적당한 두 칸짜리 집을 사서 이사갈 계획이라고 하네요.

창이 공항 직원들은 공항에서 장기간 숙식을 해결하는 사람들에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지만, 현재 창이 공항에는 이 여성 말고도 ‘거주자’들이 더 있다고 합니다.

그 중 한 명인 60대 남성은 룸메이트와 함께 빌린 아파트에서 살고 있지만 룸메이트와 크게 싸운 뒤로 낮에는 아파트에서 지내고 밤에는 공항에 나와 자는 생활을 반복 중입니다. 그는 “여름밤에도 시원해서 사실 공항에서 자는 게 더 좋다”고 말했습니다.

창이 공항에 ‘살림’을 차린 사람들은 예전부터 있었습니다. 2년 전에는 한 노숙자 커플이 “친척들과 헤어지게 됐다”며 몇 달 동안 공항에 머물러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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