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어그릴스는 내 우상” 시리아 반군에 가담한 영국청년 숨져

celsetta@donga.com2017-01-06 16:3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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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치체스터 출신 스무 살 청년 라이언 록 씨가 시리아 YPG(쿠르드 인민 수비대·IS에 대항하는 쿠르드족 반군세력)에 가담했다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시리아로 건너가기 전 그는 군사훈련을 전혀 받은 적 없는 요리사였습니다.

데일리메일이 4일(현지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라이언 씨는 지난해 8월 부모님께 “터키 여행 다녀올게요”라고 한 뒤 출국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그가 향한 곳은 시리아였습니다. ‘공공의 적’ IS와 싸우는 반군 세력에 참여한 것입니다.

그는 8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쿠르드인 거주지역) 로자바로 가고 있어요. 누구에게도 사실을 말할 수 없어서 터키로 여행간다고 둘러댔습니다. 여러분 모두를 사랑합니다. 6개월 안에 돌아갈 겁니다” 라고 적었지만 끝내 살아서 고국 땅을 밟을 수 없게 됐습니다.

라이언 씨는 지난해 12월 21일 시리아 북부 락까 인근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3일(현지시간) 쿠르드인민수비대가 트위터로 라이언 씨의 사망소식을 알리자 그의 가족은 큰 슬픔에 잠겼습니다.

생전의 그는 조용하고 침착하며 남을 잘 돌봐주는 성격인 동시에 모험심과 정의감도 강했습니다. 학교 친구였던 해리 컬비 씨는 “라이언은 늘 모험을 즐겼습니다. 주변 사람을 잘 챙겨주고 온화한 성격이었고, 늘 새로운 걸 찾아나서려고 했어요. 그는 사람들이 더 행복하고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했습니다”라고 회상했습니다.



해리 씨는 “라이언은 어렸을 때부터 ‘베어 그릴스’를 동경했고 그처럼 멋지게 살고 싶어 했어요. 편히 쉬어라, 친구야” 라며 라이언 씨를 추모했습니다.

‘생존왕’으로 유명한 베어 그릴스는 영국 특전사 출신으로, 위험한 지역에서 살아남는 법을 보여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인간과 자연의 대결(Man vs. Wild)’에 출연해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라이언 씨는 베어 그릴스의 강인함과 극한 상황에 맞서는 불굴의 의지를 동경한 것으로 보입니다.

쿠르드인민수비대는 “라이언 씨는 여러 번의 전투에서 늘 용감하게 싸웠고 젊은 전사들에게 큰 영감을 주는 존재였습니다. 그는 단순한 전사가 아니라 우리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우리 수비대를 위해서, 그리고 인류애를 위해서 대륙을 건너온 사람입니다”라고 발표했습니다.

수비대에서 의사로 활동하는 데심 아지르 씨도 “라이언은 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모두가 그를 좋아했습니다. 그는 진지하게 훈련을 받았고, IS에 대항해 열정적으로 싸웠습니다. 라이언은 제가 만난 가장 용감한 젊은이들 중 하나입니다”라며 애도했습니다.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지금까지 50여 명의 영국 청년이 라이언 씨처럼 IS와 싸우기 위해 사지나 다름없는 시리아로 떠났습니다. 라이언 씨는 2014년 이후 세 번째 사망자입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라이언은 1930년대 스페인 내전 당시 공화주의자들을 도우려 자발적으로 참전한 서구 젊은이들을 연상시킨다”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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