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 멈추지 말아달라” MBC 막내 기자들의 호소

bong087@donga.com2017-01-06 11:00:45
공유하기 닫기
사진=유튜브 캡처
“MBC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욕하고 비난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주십시오.”

입사 3년차 MBC 이덕영 기자가 4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MBC 막내기자의 반성문’이라는 제목으로 올린 영상이 누리꾼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

지난 2013년 입사한 이덕영·곽동건·전예지 기자는 3분42초 분량의 해당 영상에서 MBC의 ‘최순실 게이트’ 보도 소홀을 지적하며 사측을 비판한다. 세 기자가 입사한 뒤 MBC는 더 이상 신입 기자를 뽑지 않았다.

영상에서 곽동건 기자는 지난해 11월 광화문 촛불집회 당시 시민들의 비난을 받은 일을 회상하며 “취재 현장에서 ‘짖어봐’라고 하는 분들도, ‘부끄럽지 않냐’고 호통을 치는 분들도 있어서 고개를 들고 다닐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덕영 기자는 종합편성채널 JTBC의 태블릿 PC 입수와 관련 “MBC는 JTBC가 입수한 태블릿의 출처에 대해 끈질기게 보도하고 있다”면서 “‘최순실의 것이 맞다’는 보도를 냈다가 다시 의심된다고 수차례 번복하는 모양새도 우습지만, 사실관계조차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추측으로 기사화하는 현실에 젊은 기자들은 절망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예지 기자도 “정부를 앞장서 비판하며 MBC 뉴스를 이끌던 기자 선배들을 우리도 못 본지 오래됐다”면서 “조금이라도 항의하면 쫓아내고 보는 상황에서 매일 피케팅을 하고 집회까지 했지만 회사는 들은 척도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끝으로 세 기자는 “왜 진작 나서서 이 사태를 막지 못했냐고, 그 안에서 누릴 것은 다 누리고 이제 와서 이러냐고 혼내고 욕해도 좋다”면서 “다만 MBC가 다시 정상화될 수 있도록 욕하고 비난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 달라. MBC를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달라”고 당부했다.

해당 영상은 5일 오후 5시 현재 1만4000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누리꾼 최** 씨는 댓글을 통해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이라고 했고, 해당 게시물에는 “MBC의 지배구조 개선이 해답이다(지**)”, “간만에 울컥한다(윤**)”, “멋있습니다. 힘내시고 지지 마시길 바랍니다(서**)” 등의 의견이 이어졌다.



카톡에서 소다 채널 추가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