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 대신 맞고 주인 살린 충견 '람보'

celsetta@donga.com2017-01-05 15:5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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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너선 씨 페이스북(@jonhardman4)
미국 콜로라도 주에 사는 조너선 하드맨(당시 27세) 씨는 저먼 셰퍼드 종 반려견 람보와 등산 가는 것이 취미였습니다. 산을 좋아하는 주인을 닮아서인지 람보는 곧잘 조너선 씨의 등산길에 따라나섰습니다.

지난 2015년 6월 28일, 조너선 씨는 람보와 함께 비어슈타트 산(해발 4,267m)에 올랐습니다. 힘든 산길을 지나 드디어 정상에 오른 조너선 씨는 인증샷을 찍은 뒤 기특한 람보를 쓰다듬으며 성취감을 만끽하고 있었습니다.



사진=조너선 씨 페이스북(@jonhardman4)
그 때 번쩍 하고 눈 앞이 확 밝아지더니 조너선 씨는 중심을 잃고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졌습니다. 가파른 절벽에서 굴러떨어진 그는 그만 깜빡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벼락을 맞은 것이었습니다.

조너선 씨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간신히 정신을 차려 보니 굴러떨어지면서 머리를 다쳤는지 선글라스가 온통 피범벅이 돼 있었습니다. 몸에는 그을린 자국이 선명했죠. 몇 미터 떨어진 곳에 람보가 누워 있더군요. 아무리 불러도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안타깝게도 람보는 벼락을 맞고 그 자리에서 숨이 끊어진 것이었습니다.

조너선 씨는 사랑하는 반려견 옆으로 가려고 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습니다. 다른 등산객들은 지금 개를 구하러 가는 건 위험하다며 조너선 씨를 말렸고, 휴식을 취한 뒤 간신히 걸을 수 있게 된 그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하산했습니다.


사진=조너선 씨 페이스북(@jonhardman4)

‌병원으로 이송된 조너선 씨를 살펴본 의사들은 “천운이었다. 벼락이 거의 개 쪽으로 떨어져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입을 모아 말했습니다. 람보가 주인 대신 벼락을 맞아 준 셈이었습니다.

조너선의 할머니는 “람보를 잃은 건 가슴 아프지만, 그 아이가 제 손자를 살려 준 셈이죠. 람보가 없었다면 우린 영영 조너선을 볼 수 없었을 거예요.”라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사진=조너선 씨 페이스북(@jonhardman4)
조너선 씨는 매일같이 자기 옆을 지켜주던 듬직한 친구를 잃었다는 슬픔에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저 멀리 있는 산을 볼 때마다 람보 생각이 나서 괴로워하던 조너선 씨에게 어느 날 반가운 연락이 왔습니다. 브리더가 람보와 같은 종인 저먼 셰퍼드 강아지 한 마리를 남겨 뒀다며 전화한 것이었습니다.

이제 조너선 씨는 람보와 꼭 닮은 새 반려견과 함께 지내며 차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가고 있습니다. 무지개다리를 건넌 람보도 조너선 씨가 행복하길 바라고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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