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서 화장하지마" 참견에 女승객들 일제히 거울 꺼내더니...

celsetta@donga.com2017-01-03 17:5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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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졸린 눈을 간신히 뜨고 출근·등교하는 건 언제나 쉽지 않은 일이죠. 15분 일찍 일어나면 화장할 수 있고 30분 일찍 일어나면 아침밥을 먹을 수 있다는 걸 누구나 알지만 이상과 현실은 원래 좀 다른 법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종종 지하철에서 메이크업하는 여성들도 볼 수 있습니다. '남이 화장하든 말든 신경 안 쓴다', '간단하게 하는 정도는 괜찮다'는 의견도 많지만, ‘지하철에서 화장하는 여성의 모습 자체를 보기 싫다’는 사람들도 꽤 있습니다.

단순히 ‘공공장소에서 화장하는 행동은 맘에 안 든다’고 혼자 생각하는 것을 넘어 대놓고 시비를 거는 사람도 있나 봅니다. 2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2016년 마지막 날 런던 지하철에서 일어난 작은 소동을 소개했습니다.

트위터 이용자 ‘rosamundi’씨는 지하철을 타고 가던 도중 어떤 남성이 여성에게 참견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남성은 화장 고치던 여성에게 “지하철에서 화장하지 말라. 여자답지 못하게 뭐하는 짓이냐”라며 불만을 표시했습니다. 여성은 당황했지만 지하철 칸 안의 모든 사람들은 침묵을 지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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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어떤 남자가 여자에게 지하철에서 화장하지 말라고 말했다. 지금 이 칸 안의 모든 여성 승객들이 화장을 고치고 있다."
바로 그 다음 순간 재미있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한 칸 안의 거의 모든 여성들이 일제히 가방에서 거울을 꺼내 들여다보며 말없이 화장을 고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rosamundi씨는 “'여자답지 못하게'라니...(남성의 행동은) 명백한 ‘전쟁 선포’나 다름없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손 떨려서 눈 찌를까봐 평소 지하철에서 화장하지 않는데, 그 때는 이상하게도 립스틱을 다시 발라야 한다는 아주 급작스럽고도 강력한 충동이 나를 지배했습니다”라고 유머러스하게 덧붙였습니다.

영국 네티즌들은 “연대하는 여성들!”, “민폐승객들에게는 아무 말도 못 하면서 겨우 화장하는 것 가지고 시비를 걸다니”, “지하철은 위생적인 공간이 아니니 화장은 안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사정이 있어서 그러는 것일 테니 이해해 주자”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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