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세 할아버지 "한 여자를 못잊어 50년 간 독신으로 살았다"

celsetta@donga.com2017-01-03 14: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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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유명한 광고 카피가 있습니다. 계절이 변하듯 사람의 마음도 변하죠. 이별을 겪고 슬픔에 잠겼던 마음도 시간이 흘러가면 아물고, 새로운 사랑을 찾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루하루 변하는 세상에도 ‘영원한 사랑은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 한 남성의 사연이 국경을 넘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습니다. 지난 12월 29일 일본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아키모토 히데오’ 할아버지(76)가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과거의 자신에게 보내는 영상편지’라는 주제로 꾸려진 ‘장수 그랑프리’ 특집코너에 등장한 아키모토 씨. 소복이 쌓인 흰 눈을 등지고 선 인자한 인상의 아키모토 할아버지는 우선 18살 때의 자신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어이 히데오! 76살이 된 너다
너는 유명한 도쿄대와 와세다대학 시험을 보게 된다
공부 열심히 했으면 좋겠으니 결과를 미리 알려주마
두 번 떨어지고 츄오대!
힘내라!”

할아버지의 유머에 패널들과 방청객들은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아키모토 할아버지는 곧바로 24살의 자신에게 영상편지를 띄웠습니다.




‌“어이 히데오! 76살이 된 너다
건강하냐?
너는 직장에서 만나게 된, 얼굴이 작고 귀여운 하나 씨와 사귀게 된다

그다지 인기가 없었던 너는 '나 주제에 감히'라는 생각에 청혼을 망설이지만
마음을 먹었다면 빨리 행동해라!
왜냐면 하나씨는 2년 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다
너는 아주아주 후회하고 슬퍼하면서 계속 그녀를 잊을 수 없게 된다
그래서 76살이 된 지금도 독신인 채다

그러니까 히데오
내 대신 전해다오
내 인생에서 가장 사랑한 사람이 하나씨다
가장 좋아한 사람이 하나씨다

잘 전해주기 바란다
하나씨 사랑해”



5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단 한 명의 여성을 마음에 품고 하루도 잊지 못한 남자. 세월의 무게가 실린 덤덤하고도 진솔한 사랑 고백에 패널들은 조용히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스물 여섯에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일흔 여섯 노인이 될 때까지 오로지 그 사람만을 그리워하며 결혼조차 하지 않았다는 아키모토 할아버지.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울어버렸다”, “하나 씨는 분명 이렇게 멋진 남자를 만나서 행복했을 거예요”, “나도 이런 남자가 되고 싶다”, “나중에 천국에서 두 분 꼭 만나시길”이라며 할아버지의 사랑에 박수를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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