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TD·빅토리안…' 2016 스타일 10대 이슈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29 14: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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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이 병신년(丙申年)이라고 해서 연초에 이런저런 농담이 오갔다. 하지만 아무도 실제 역대급 서프라이즈 사건이 잇달아 발생할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브렉시트, 미국 대선, 최순실 게이트 등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럼에도 스타일을 향한 대중의 염원은 멈추지 않는 법. 경기 침체 속에서도 새로운 트렌드와 아이콘은 계속 생겨났다. 동아일보 Q매거진은 병신년을 보내며 올해의 스타일 10대 이슈를 꼽아봤다.

사진=http://thetig.com
1. 빅토리안 무드



편안함을 추구하는 ‘놈코어’에 대한 반항 심리였을까. 지난해부터 떠오른 빅토리안 무드가 올해 대세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영국 소설가 제인 오스틴 소설 속 여주인공을 떠오르게 하는 로맨틱한 분위기다. 걸을 때마다 주름이 사각거리는 긴 스커트, 러플 장식이 목선까지 올라온 아름다운 블라우스, 공주옷처럼 소매 끝이 퍼지는 벨 보텀 소매까지.

그렇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러플로 장식한 맥시멀리즘의 부활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빅토리안적 요소가 그런지, 스포티즘, 모던 등 다양한 스타일과 버무려져 2016년 버전의 스타일이 완성됐다. 화장기 없는 얼굴로 ‘베트망’의 러플 드레스를 입고 스트리트 스타일 부츠를 신는 식이다. 버버리의 9월 컬렉션에는 남성모델도 네크라인과 소매에 러플 장식이 어우러진 블라우스를 입어 더욱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러플 장식은 더 이상 공주 스타일의 전유물이 아니게 된 셈이다.






핑쿠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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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인스타 OOTD 문화 

트위터에서 시작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열풍은 페이스북을 거쳐 오며 올해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꽃 피웠다. 예전에는 SNS에 명품 가방등을 과시하기 위해 사진을 올리는 ‘허세 돋는’ 유저들이 많았지만 이제는 맛집, 카페, 갤러리 등을 방문해 체험한 것들을 올리는 인증 문화로 바뀐 것이 특징이다.

‌글이 전하는 메시지보다 감성적 이미지를 중시하는 인스타그램 성격상 ‘패션피플’들이 인스타그램 스타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할리우드 스타인 모델 지지 하디드, 이탈리아 패션 디자이너 겸 블로거로 활동 중인 키아라 페라그니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인스타그램 사용자들 사이에서도 ‘#OOTD’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고 있다. ‘OOTD(Outfit Of The Day)’는 그날 입은 옷을 의미하는 영어 단어 조합의 앞 글자를 따온 것으로 오늘 입은 옷 사진을 찍어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놀이문화가 정착한 결과다.

3. ‘구찌’ 열풍

인터넷에 접속해 ‘구찌 블로퍼’를 검색해보자. 아마도 수십 수백 개 이른바 ‘짝퉁’ 판매 광고가 뜰 것이다. 이 세상 그 누구보다 가장 빠르게 트렌드를 물색하는 동대문 짝퉁 시장은 올해 구찌 스타일 블로퍼(뒤축이 없는 로퍼와 슬리퍼의 합성어)를 찍어내는 데 열심이었다. 그만큼 대히트를 쳤다는 얘기다.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글로벌 패션업계에서 이례적인 구찌 열풍은 올해에도 이어졌다. 구찌 하우스 내에서 13년 동안 묵묵히 내부 디자이너로 숨죽여 있던 알레산드로 미켈레는 지난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파격 승진한 뒤 곧바로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결국 구찌는 전체 명품 시장 성장이 멈춘 사이 나홀로 올해 3분기(7∼9월) 매출이 전년 대비 17% 오르며 화려한 부활에 방점을 찍었다. 


‌4. 명품 쿠션 전쟁

 한국 화장품 업체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쿠션 파운데이션’이 인기를 끌자 올 한 해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도 앞다퉈 쿠션 파운데이션을 선보였다. 로레알 랑콤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쿠션 파운데이션을 선보인 이후 판세는 달라졌다. 출시 직후 백화점 랑콤 매장에서 없어서 못 팔 정도로 인기를 끌자 다른 브랜드들도 쿠션 제품을 눈여겨보기 시작했다.

 이후 바비브라운, 맥, 에스티로더, 이브생로랑, 슈에무라, 디오르, 지방시 등 다양한 해외 유명 브랜드에서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을 내놨다. 내년에는 또 다른 명품 화장품 브랜드에서 쿠션 파운데이션 제품을 내놓는다는 소문이 화장품업계 내에서 돌고 있다. 각 브랜드에서도 기존 쿠션을 리뉴얼한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도 ‘쿠션 전쟁’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코치 딩키백
5. 잇백의 실종, 미니백&백팩 인기

한때 누구나 꼭 들어야 하는 최고의 인기 가방을 ‘잇백’이라 칭했다. 하지만 이제 잇백의 시대는 갔다. 누구나 다양한 디자인의 가방을 개성 따라 산다. 꼭 비싼 가방을 들어야 멋져 보인다고 믿는 사람들도 줄었다.


그럼에도 인기 있는 ‘스타일’은 있다. 올해에도 미니백과 백팩의 열풍은 이어졌다. 딱 지갑과 스마트폰, 립스틱만 들어갈 법한 작은 사이즈 가방을 크로스로 매는 스타일이다. ‘샤넬’ ‘루이뷔통’ 등 전통적인 명품부터 ‘코치’ ‘겐조’ 등 컨템포러리한 브랜드까지 실용적이면서도 앙증맞은 사이즈의 미니 백을 선보였다. 


‌6. 스포티즘&에슬레저

올해에도 스포티즘 트렌드는 강했다. 운동이 삶의 중심을 차지하면서 일상에서도 입을 수 있는 운동복 스타일인 ‘에슬레저’로 진화하기도 했다. 에슬레저는 운동(Athletic)과 레저(leisure)의 합성어로 운동복과 일상복을 겸해 입을 수 있는 캐주얼스포츠 의류를 가리킨다. 운동복계에 스타일을 가져온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이 한국에 들어왔다. 미국 스포츠 시장 2위에 오르며 나이키의 아성을 넘보는 ‘언더마머’도 내년 초 국내에 직접 진출을 준비 중이다. 

한풀 꺾인 등산복 시장을 에슬레저가 대체하면서 아웃도어 브랜드들도 피트니스 라인을 앞다퉈 내놨다.

G-DRAGON(@xxxibgdrgn)님이 게시한 사진님,

7. G드래곤&전지현 한류스타 부상 

“믿습니다, ‘전느님(전지현+하느님)’과 ‘지느님(지드래곤+하느님)’을 믿습니다.”

불황에도 확실한 파워를 입증한 브랜드가 있다. 바로 배우 전지현과 빅뱅의 리더 지드래곤이다. 한류 열풍으로 국내 스타들의 영향력이 해외까지 미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2014년 ‘별에서 온 그대’로 ‘천송이 신드롬’을 일으켰던 전지현은 출산 이후 패션, 뷰티, 음료, 아이웨어, 면세점, 주얼리, 아웃도어 등 수십 개 브랜드의 모델이 되며 명성을 입증했다. 한 햄 브랜드는 그가 등장한 CF를 방송한 뒤 월 매출이 20% 가까이 늘었다. 그가 광고에 입고 나온 옷마다 ‘완판’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지드래곤이 8월 제조유통일괄형(SPA) 브랜드 ‘에잇세컨즈’ 모델이 되면서 선보인 협업 의류 라인은 판매를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매출 30억 원을 넘기는 등 ‘대박’을 쳤다. 그가 모델로 등장한 신세계면세점 광고는 중국 웨이보에서 일주일 만에 2000만 조회수를 넘기기도 했다.


8. 뷰티놀이터 급증

“안녕하세요. 공주님!”

수년 전 한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 매장에 들어서면 점원들이 손님을 향해 이렇게 외쳤다. 여성 고객은 애써 모른 척 일관했다. 남성 고객들은 민망함에 고개를 들지 못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 대신 ‘공주처럼 만들어주는 화장품을 판다’는 브랜드 콘셉트는 명확하게 전달할 수 있었다.

국내 화장품 매장들이 고객에게 독특한 경험을 심어주기 위한 노력은 현재도 지속되고 있다. 명품브랜드 매장이 밀집해 있는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 설화수가 대표적이다. 국내 단일 뷰티 브랜드 플래그십 스토어로는 최대 규모로, 스파 시설과 함께 갤러리, 카운슬링 존 등을 갖췄다. 아이오페, CNP Rx, 리엔케이, 이니스프리 등 다양한 브랜드들도 판매 존과 함께 카페를 함께 운영하거나 피부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체험 시설을 갖춘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


‌9. 오피스 우먼파워

공교롭게도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 의상이 국정 농단의 소재 중 하나로 비하된 올해 해외에서는 패셔너블한 오피스 우먼파워가 화제로 떠올랐다. 브렉시트 이후 혼란에 빠진 영국의 새 리더가 된 테리사 메이 총리가 대표적이다. 본인이 직접 ‘슈어홀릭’이라고 밝힐 정도로 호피무늬 구두, 무릎까지 올라오는 ‘오버 더 니 부츠’ 등 최신 유행 아이템을 망라한다. 영국 디자이너 ‘비비안 웨스트우드’의 팬을 자칭하기도 한다.

이제 곧 백악관을 떠나게 될 미셸 오바마는 미국 패션잡지 보그 12월호 표지를 장식하며 미국이 사랑하는 패션 아이콘임을 증명했다.

   
10. 한정판 봇물

2016년은 각종 한정판 제품이 쏟아져 나온 해였다.

한정판 제품을 사기 위해 매장 앞에 길게 늘어선 줄이 이제는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프랑스 화장품 브랜드 ‘이브생로랑’에서 11월 한정판으로 내놓은 한정판 홀리데이 컬렉션의 경우 첫선을 보인 당일 백화점 개점 시간부터 사람들이 몰리면서 평일인데도 고객 대기용 가이드라인이 설치될 정도였다. 올해 40주년을 맞은 브랜드 MCM에서 올해 9월 한정판으로 내놓은 ‘레드키스 클러치백’은 백화점 앞에 수백 명이 줄을 서는 진풍경을 연출하기도 했다.

김현수kimhs@donga.com·최고야 기자·이새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