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가 바꿀 미래…사교육에 돈 퍼부을 필요가 없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27 16:3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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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GettyImagesBank
국력을 가르는 요소는 경제력·군사력이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힘은 인구에서 나온다. 올 2월 타임지는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결정적 변수로 인구 변화를 꼽았다. 유럽은 난민 유입이 변수다. 지난해 110만 명이 유입된 독일에선 잇따라 테러가 발생했다. 프랑스에서 극우정당이 득세하는 것도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난민에 대한 저항감이 바탕에 깔렸다. 중동 인구는 너무 젊은 게 문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청년 실업률은 30%나 된다. 먹고살기 힘든 아랍 젊은이들의 분노가 어디로 튈지, 세계의 불안 요소다.

 ▷2065년 미국 인구(4억4000만 명)의 4분의 1이 히스패닉(중남미)계가 된다고 한다. 이미 유권자만 총 2370만 명으로 플로리다는 18%,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에서는 각각 28%를 차지한다. 11월 대선도 히스패닉의 표 향방이 주요 변수였다. 민주당이 히스패닉 표 잡기에 열을 올리자 반(反)이민정책을 내건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백인 유권자들이 위기감을 느껴 대거 투표장으로 몰리면서 승리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한국 중국 일본은 인구고령화로 접어들었다. 미국 인구학자 니컬러스 에버스탯은 2030년 중국 인구의 절반이 42세 이상이 되고 남자 네 명 중 한 명이 결혼을 못 하는 성비불균형이 곧 닥치고 이런 인구 문제가 중국 체제 위기까지 불러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내년 우리는 65세 이상이 14%가 넘고,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처음 줄기 시작하는 인구절벽시대를 맞는다. 

 ▷인구학자인 조영태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저서 ‘정해진 미래’에서 “모든 게 불안정하지만 인구만큼은 예측이 가능하다”고 했다. 5년 내 대입 경쟁률은 1 대 1이 되고 10년 내 모든 수험생이 4년제 대학에 들어가도 정원이 비는 시대가 올 것이니 학부모들이 사교육에 돈을 퍼부을 필요가 없다고 한다. 자신의 중학교 2학년 딸에게 농업을 전공하라 권한 것도 농촌 인구 감소로 농업이 부가가치 높은 전문직이 될 것이라는 예측 때문이다. 인구가 정해 놓은 미래에 비관하기보다 역발상을 하면 새 길이 보이지 않을까.

허문명 논설위원 angel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