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 열쇠 돌려준 노숙자 "집은 잃었지만 품위는 잃지 않았다"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2-20 18: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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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ttp://verne.elpais.com
스페인 무르시아 주에 사는 프란시스코 에르난데즈(43세·통칭 ‘파코’) 씨는 집을 잃고 노숙자 쉼터 신세를 진 지 반 년 조금 넘었습니다. 원래 가족과 함께 사업을 하던 그는 회사가 부도나는 바람에 큰 빚을 안고 거리로 내몰렸지만 재활 의지는 잃지 않았습니다.

지난 10월 어느 날, 여느 때처럼 주차보조 일을 하며 성실히 돈을 벌던 파코 씨는 땅바닥에서 열쇠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근처에 주차된 오토바이 주인이 흘리고 간 것 같았습니다. 근처를 순찰하는 경찰에게 열쇠를 맡기려 했지만 경찰은 “경찰서로 직접 가져가세요”라고 말할 뿐이었습니다. 파코 씨는 고민하다가 열쇠를 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 시간, 스물일곱 살 청년 페드로 테루엘 씨는 옷을 뒤적이고 있었습니다. 오토바이를 주차해 놓고 열쇠를 뽑은 것까지는 기억나는데 주머니를 아무리 뒤져도 열쇠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헐레벌떡 주차장으로 달려간 그는 바퀴 밑에 깔린 쪽지 한 장을 발견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파코라고 합니다. 오토바이 열쇠는 제가 가지고 있습니다. 훔쳐가지 않으니 걱정하지 마세요. 저녁 7시까지는 이 근처 거리에 있을 겁니다.” 페드로 씨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주변 상인들에게 물어물어 파코 씨를 찾았습니다. 무사히 열쇠를 돌려받은 페드로 씨는 그렇게 정직하고 욕심 없는 파코 씨가 노숙자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파코 씨는 "감사 표시로 뭐라도 좀 드리고 싶다"라는 페드로 씨의 제안도 정중히 거절했습니다.


페드로 씨는 자기가 겪은 이야기를 SNS에 올렸고, 그의 게시물은 16,000개 이상의 ‘좋아요’를 받으며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파코 씨는 사람들의 관심에 “저는 영웅도, 대단한 사람도 아닙니다.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죠. 전 그저 어떤 상황이 닥쳐오더라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지키면서 살고 싶을 뿐입니다.”라며 겸손하게 대답했습니다. 이 감동적인 사연은 스페인 지역 방송에서 보도할 정도로 유명해졌고 미국 등 해외 언론에도 알려졌습니다. 파코 씨가 머물고 있는 쉼터인 ‘예수님의 집’에도 도움의 손길이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양심과 품위를 잃지 않은 파코 씨. 그의 앞날이 잘 풀리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