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만 아니면 돼요, 아무한테나 투표하세요”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20 09: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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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트럼프 말고) 아무한테나 투표하세요’, ‘만일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모두 다 죽일 거예요’(맨위부터).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으로 분장한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이 19일 실시되는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찍지 말라고 호소하고 있다. 17일 방영된 NBC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한 장면으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인 ‘스케치북 고백’을 차용한 것이다. NBC방송 TV 화면 캡처
美NBC 방송프로 ‘SNL’ 영화 ‘러브 액츄얼리’ 패러디
선거인단 투표 앞두고 호소 
“저는 힐러리 클린턴입니다. 당신은 (대통령) 선거인단이고 도널드 트럼프에게 투표할 생각이죠. 그건 실수예요. 그 사람은 정상이 아니잖아요.”

 미국 NBC방송의 정치 풍자 코미디 프로그램인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는 17일 방송에서 영화 ‘러브 액츄얼리’의 명장면인 ‘스케치북 고백’을 패러디해 클린턴이 19일 대선 선거인단 투표에서 트럼프를 찍지 말 것을 호소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클린턴 역할을 맡은 코미디언 케이트 매키넌은 한 여성 선거인 집을 방문해 스케치북에 쓴 손편지로 ‘트럼프 불가론’을 역설한다. 트럼프는 안보 브리핑도 거부하고, 중국인들을 불필요하게 자극하고, 첫 내각에도 문제 인사들만 가득 채워 넣었다며 수십 가지의 문제점을 길게 보여준다.

 “저에게 투표할 필요는 없어요. 그냥 (트럼프 말고) 아무한테나 투표하세요. 영화배우 톰 행크스도 좋고, 돌덩어리도 좋아요.”

 선거인단은 주 선거 결과와 다르게 투표하면 벌금을 물어야 한다. 매키넌은 “그래서 준비했다”며 벌금용 1000달러(약 118만 원) 수표도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우리 모두 다 죽일 거예요”라고 말한다.

 뉴욕타임스는 18일 “트럼프가 19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이탈 표 없이 선거 결과 그대로 전체 538명 중 306명의 지지(56.9%)를 받는다 해도 지지율 기준으로 역대 58회의 대선 중 46등에 해당하는 하위권 성적”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클린턴에게 총득표율에선 2.1%포인트 뒤졌는데 이는 ‘상대후보와 득표율 차’ 기준으로 꼴찌에서 세 번째다. 유력 후보 4명이 경쟁한 1824년 선거에서 퀸시 애덤스가 앤드루 잭슨보다 10.4%포인트 뒤지고도 연방 하원이 대통령을 결정한 덕분에 대통령이 됐다. 1876년엔 러더퍼드 헤이스가 총득표율에선 3.0%포인트 뒤졌지만 선거인단 과반을 확보해서 이겼다. 1888년 벤저민 해리슨(―0.8%포인트)과 2000년 조지 W 부시(―0.5%포인트)도 총득표율이 상대 후보보다 적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