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속에 술 마시면 알코올 흡수 3,4배 빨라져 쉽게 취해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19 14:40:42
공유하기 닫기
사진출처 | ⓒGettyImagesBank
송년회 건강한 음주법 
 직장인 류모 씨(30)는 요즘 같은 연말이면 술자리 스트레스가 더 심해진다. 그는 술을 조금만 마셔도 다음 날이면 어김없이 복통과 설사가 생기는 탓에 평소에도 술을 거의 즐기지 않는다. 류 씨는 “송년회 때에는 평소 회식보다 술을 권하는 횟수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과음한다”며 “하루 건너 송년회 등 술자리가 있을 때면 다음 날 오전 내내 화장실에서 보낼 정도”라고 곤혹스러워했다.

 송년회, 신년회 등 각종 술자리 모임이 몰리는 연말 연초에는 과음으로 건강을 잃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술자리를 피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의 도움말로 연말 술자리에서도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음주법을 소개한다.

○ 연말 잦은 술자리 장 건강에 치명적

 류 씨처럼 술을 마신 다음 날 어김없이 설사를 하거나 복통을 겪는 사람은 과민성 장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이란 특별한 원인 없이 복통이나 복부 불쾌감, 설사나 변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음주, 스트레스, 자극적 음식 섭취가 주된 원인이다.

 실제 술자리가 잦은 연말 연초가 되면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가 크게 늘어난다. 술을 마시면 식욕이 자극돼 맵거나 짠 음식 섭취도 덩달아 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40∼64세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는 총 88만2979명인데 이 중 1월과 12월 환자 수는 각각 8만5575명, 9만1696명으로 월평균(7만3582명)보다 많았다. 

 명승재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과민성 장 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몸에 무리를 주는 여러 요인이 누적되지 않도록 생활 습관을 조절해야 한다. 음주도 줄여야 되지만 특히 음주 뒤 매운 음식 섭취는 되도록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최대한 천천히 마셔라


 술자리에서 과음을 피하고 건강을 지키려면 우선 주량을 초과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천천히 마셔야 한다. 체내에 들어온 알코올은 ‘아세트알데하이드’ 분해 효소에 의해 분해되는데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술이 센 사람은 이 효소가 많은 사람이다. 반면 효소가 적은 사람은 술을 조금만 마셔도 몸에 더 큰 무리가 간다. 술이 센 사람도 주량 이상을 마시거나 매일 술을 마시면 숙취, 소화 장애는 물론이고 간·위장 질환 등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빈속에 술을 마시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공복 음주 시 알코올이 3, 4배가량 빨리 흡수돼 더 빨리 취한다. 음주 전에는 우유를 마시거나 가벼운 식사를 하는 게 좋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알코올 흡수를 늦추는 효과가 있지만 흡수량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안주는 육류, 튀김 등 기름진 음식보다 콩, 두부, 생선, 채소나 과일을 먹는 게 좋다.

 음주 중 물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 물이 체내 알코올을 희석시키고 이뇨 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알코올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 폭탄주, 탄산음료 피해라


 술은 섞어 마시지 않고 한 종류만 마시는 게 좋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소주(20도 내외)나 양주(40도 내외)에 알코올 도수가 낮은 맥주(4도 내외)를 섞으면 도수 자체는 내려간다. 하지만 두 가지 이상의 술을 섞은 폭탄주 도수는 체내에서 알코올이 가장 빨리 흡수되는 10∼30도 내외라 더 빨리 취한다. 소주나 양주 등 한 가지 술만 마실 때보다 쓴맛이 덜해 과음할 가능성이 크다. 또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증가시키는 탄산음료, 이온음료도 술과 함께 마시지 않는 게 좋다.

 술자리에서는 주변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게 좋다. 체내에 흡수된 알코올의 10%가량은 호흡을 통해서도 배출이 되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할수록 술이 빨리 깨고 숙취도 덜하다.

 음주 뒤에는 충분한 휴식도 중요하다. 유수종 서울대병원 내과 교수는 “음주 후 3일 동안은 금주하며 간이 회복되는 시간적 여유를 두어야 한다. 가장 좋은 숙취 해소법은 충분한 수분 섭취다. 해장국 같은 얼큰한 음식은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콩나물국, 북엇국처럼 맑은 국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