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쓴 동화인데 영화보고 울컥했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19 10: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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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션 ‘루돌프와 많이있어’. ⓒ2016 ‘Rudolf the Black Cat’ Film Partners 
사이토 히로시 작가 
28일 개봉 애니 ‘루돌프와 많이있어’ 원작동화 작가 사이토 히로시 
까만 고양이 ‘루돌프’와 덩치 큰 얼룩무늬 고양이 ‘많이있어’가 우연히 만나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그린 애니메이션 ‘루돌프와 많이있어’가 28일 개봉합니다. 동명의 원작 동화를 쓴 일본 사이토 히로시 작가(64·아시아대 교수·사진)를 e메일로 만났습니다.

 그는 데뷔작인 ‘루돌프…’로 1986년 ‘고단샤 아동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습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일본에서 100만 권 넘게 판매됐습니다. 한때 집고양이였지만 길고양이 신세가 된 루돌프와 ‘많이있어’가 서로에게 다가가는 과정이 앙증맞고 흥미진진하게 펼쳐지죠. 그리고 가슴을 울립니다. 국내에서는 최근 문학수첩리틀북에서 출간됐습니다. 사이토 씨는 “영화를 보고 울 뻔했다”며 만족스러워했습니다.

 그는 대학 시간강사 시절, 신사(神社)에 살던 검은 고양이를 보며 작품을 구상했습니다. 

‌  “시간강사라는 불안정한 상태 때문에 버려진 존재에게 눈길이 갔어요. 그동안 키웠던 고양이는 모두 5마리예요. 첫 고양이 ‘당고’가 겉모습은 루돌프, 성격은 ‘많이있어’ 같았죠.”

 루돌프는 궁금한 건 못 참습니다. 동네 보스인 ‘많이있어’는 글을 읽을 줄 알고 거칠어 보이지만 속정이 깊죠. 책에는 나무를 타거나 공중에서 뛰어내릴 때의 몸놀림과 식성 등 고양이의 특징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습니다. 그는 “고양이를 키운 경험과 동네 고양이들을 유심히 관찰한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많이있어’는 “교양 없는 고양이는 정말 싫다”, “글을 조금 안다고 모르는 녀석을 업신여기는 건 교양 있는 고양이가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독서도 강조합니다. 그는 “책을 통해 얻은 지식을 삶에 반영하는 교양의 중요성을 전하고 싶었다”라고 말했습니다.

  ‘많이있어’는 얼떨결에 도쿄에 오게 돼 고향 기후 시를 그리워하는 루돌프가 집으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주려 애씁니다. 그 과정에서 위험에 처하고 루돌프는 ‘많이있어’를 위해 큰 결심을 하죠.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도 가슴 뭉클하게 하는 장면입니다.

  “작품 속 고양이들은 저마다 자립을 향해 나아가면서 서로 돕습니다. 사람들도 그러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어요.

 그는 연간 쓰는 작품이 평균 15, 16편이나 됩니다. 전철에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유심히 들으며 영감을 얻는다고 했습니다.

 “늘 ‘어떤 일이 일어나면 재미있을까?’를 고민합니다. 독서는 유익함보다는 즐거움이 훨씬 중요해요. 독자들이 제 이름보다는 루돌프, ‘많이있어’ 등 작품 속 주인공의 이름을 오래 기억해 주면 고맙겠습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