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뱀 기자, 최회장 내연녀 소개’ 악플 단 재력가 부인 징역형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16 14: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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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GettyImagesBank
“꽃뱀 출신 기자” 악의적 유포… 인터넷카페 만들어 댓글 선동
재벌가 안주인 모임 회장까지 지내  
 최태원 SK 회장과 그의 내연녀 관련 기사에 특정인을 모욕하는 허위 내용의 악성 댓글을 단 재력가 부인에게 징역형이 선고됐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8단독 김지철 부장판사는 15일 정보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명예훼손)로 기소된 김모 씨(60)의 1심 공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김 씨가 아무런 사실 확인 없이 댓글을 반복 게시했을 뿐 아니라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다른 사람들에게도 댓글 게시와 유포를 선동하는 등 죄질이 좋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또 “피해자가 받았을 정신적 충격이 상당히 컸을 것으로 보이며 김 씨를 엄벌에 처해줄 것을 요구한 점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김 씨는 최 회장과 내연녀에 관한 인터넷 기사를 접한 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두 사람의 기사에 “A 기자도 완전 꽃뱀 출신”이라는 등의 사실과 다른 댓글을 여러 차례 작성한 혐의로 9월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검찰 조사 결과 해외언론사 소속 한국인 주재기자인 A 씨가 이른바 꽃뱀 출신이라는 등의 김 씨의 댓글은 모두 허위로 밝혀졌습니다. 검찰은 김 씨가 허위 사실로 A 기자의 명예를 훼손하고 모욕했다며 결심공판에서 징역 1년을 구형했습니다.

 김 부장판사는 △김 씨가 경찰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댓글로 기재한 것을 후회한다고 진술했고 △경찰 조사 뒤에도 악의적인 댓글을 계속 게재했으며 △A 기자와 무관한 기사에도 댓글을 계속 남긴 점 등을 근거로 김 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A 기자는 11월 10일 공판에 직접 출석해 “악플 때문에 자살한 연예인 뉴스를 접했을 때만 해도 악플은 안 보면 그만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당하니까 그 정신적 손상과 압박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정도다. 칼만 안 들었지 사람이 죽지 않게 찌르는 것과 같다”며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김 씨는 재벌가 안주인 등 재력가 부인들의 모임인 ‘미래회’ 회장까지 지낸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미래회에서는 최 회장의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55)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이날 선고 직후 “댓글은 인터넷 기사에서 본 내용을 바탕으로 쓴 것이었다”며 “댓글을 남긴 건 (미래회와는 무관하게) 종교에 바탕을 둔 개인적 신념에 따라 한 행동”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