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한 김정은, 원로 소집해 밤새 반성문 쓰게 해..다음날 딴소리”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14 16:4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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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신문, 北관계자 인용 보도
“군사위성 못 만든 건 반역죄” 호통
‌다음날 아침 “왜 모여있나” 딴소리
‌공포에 떨던 軍원로들 울음 터뜨려 

‌ “너희가 지금까지 군사위성 하나 못 만든 건 반역죄와 같은 잘못이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만취 상태로 군 원로들을 모아 놓고 밤새 반성문을 쓰게 하면서 했다는 말이다. 김정은 지시에 따라 군 원로들은 숙청 공포에 시달리며 반성문을 썼다고 한다. 도쿄신문은 13일 익명의 북한 관계자를 인용해 “9월 말 밤중에 김 위원장이 별장 한 곳에 급하게 군 원로들을 소집했다”며 “그 자리에서 만취한 상태로 호통을 치고 밤새 반성문을 쓰도록 명령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김정은의 반응은 뜻밖이었다. 반성문을 들고 떨고 있는 군 원로들을 보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왜 모여 있는가. 다들 나이도 많고 하니 더 건강에 신경을 쓰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원로들이 그 자리에서 소리 내 울자 김정은은 자신의 온정에 감동했다고 생각했는지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사실을 제보한 북한 소식통은 도쿄신문에 “숙청이라는 단어가 뇌리를 스쳤던 원로들이 갑자기 긴장이 풀리면서 울었던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도쿄신문은 이 일화를 전하며 “(김정은은) 아버지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며 정치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만 27세에 권력을 계승했다. 올해 1월에 32세가 된 그가 아버지 옆을 지키던 충신과 원로 간부에게 열등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소식통은 신문에 “숙청이 두려워 어쩔 수 없이 충성을 보이고 있을 뿐 누구도 앞에 나가 조언이나 제언을 하지 못한다. 그(김정은)는 벌거벗은 임금님”이라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2011년 김정일 장례식 때 운구차를 호위했던 이영호 총참모장 등 군부 4인방이 모두 숙청되거나 경질된 것과 △2013년 고모부인 장성택을 처형한 것 △올 6월 김용진 북한 교육부총리가 김정은의 연설 중 안경을 닦았다는 이유로 처형된 사실 등을 거론하며 “공포 통치의 영향으로 간부들 사이에서 면종복배(面從腹背·앞에서는 순종하는 척하지만 뒤에선 인정하지 않음)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1년 말 김정은 정권이 들어선 후 처형된 북한 간부는 9월까지 164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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