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도시락' 3년간 받은 딸, 졸업날 펑펑 운 사연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2-14 11:4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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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아내가 집을 나가고, 어린 딸과 단 둘이 남겨진 아버지의 심정은 어땠을까요. 살림도 제대로 할 줄 모르는데다 자기와 성별이 다른 사춘기 딸을 보살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던 아버지는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그는 아침마다 딸에게 도시락을 싸 주었습니다. 처음에는 냉동식품을 데워 담은 수준의 초라한 도시락을 만드는 게 고작이었지만 아빠는 점점 ‘도시락 장인’이 되어 갔습니다.

어느 새 3년이 훌쩍 흐르고 딸 미도리 양의 고등학교 생활 마지막 날이 왔습니다. 친구들과 둘러앉아 마지막 점심시간을 즐기려던 미도리 양은 도시락을 열자마자 눈물을 쏟았습니다. 아빠의 손편지가 같이 들어있었던 것입니다.






‌“미도리야, 3년간 아빠가 만든 도시락을 먹어 줘서 고마워.

이 사진은 미도리가 고등학교 들어가고 나서 아빠가 처음 싸 준 도시락이란다! (너무 초라해서) 보기 안 좋지ㅎㅎ. 그래도 3년 동안 아빠 솜씨가 많이 좋아졌지. 우리 딸은 도시락이 맛없어도 투정하지 않고 항상 맛있게 먹어줬어. 가끔 아빠가 도시락을 잘못 싸서 배탈도 났고, 친구들하고 같이 먹을 때 부끄러웠지. 정말 미안해. 마지막 도시락은 아빠가 힘내서 만들어 봤단다.

대학교 가면 이제 학식을 먹겠지? 가끔씩은 아빠 도시락도 먹어 줬으면 좋겠어. 3년 동안 고마웠어 우리 딸. 대학교 입학 축하한다^^”

미도리 양은 그 동안 자기를 보살펴 주신 아빠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SNS에 띄웠습니다.


“오늘은 고등학교 생활 마지막 날 도시락 사진을 올립니다. 펑펑 울어 버렸어요. 정말 감동했습니다. 우리 아빠는 멋진 아빠라고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아빠가 제 아빠라서 다행이에요. 정말 사랑해요 아빠. 3년 간 고생하셨습니다! 아빠가 싸 준 도시락이 세계 최고!”

이 글은 25만 개가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전해 주었습니다.



미도리 양의 아버지가 바쁜 회사생활을 하면서 살림에 도시락 싸기까지 다 해낼 수 있었던 데는 사실 비밀이 있었습니다. 미도리 양은 “일도 하고 살림도 하려고 일부러 더 작은 회사로 옮기신 거 사실은 다 알고 있었어요. 아빠는 제게 얘기하지 않으셨지만요. 일을 희생해가면서 가정을 지키려 노력하신 아빠는 정말 강하신 분이에요.”라고 말했습니다.

친구 같은 부녀는 매일매일 수다도 떨고 장난도 치며 즐거운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집을 떠난 엄마의 빈자리가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미도리 양은 “엄마가 떠나시고 나서 엄마의 존재가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얼마나 힘들게 노력하셨는지를 깨달았습니다. 지금은 늦었지만 만약 다시 한 번 엄마를 만나게 된다면 고맙다고, 저는 이렇게 잘 자랐다고 말씀드리고 엄마를 꼭 안아주고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사랑을 받은 사람이 사랑을 줄 줄도 안다고 했던가요. 아버지의 넘치는 사랑을 받아 밝고 다정한 사람으로 자란 미도리 양 정말 대견하네요. 앞으로도 부녀가 오래오래 행복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