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뱅 당분간 보기 힘든 ‘완전체 5’… 끝은 새로운 시작이 되리라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14 09: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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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 입대전 마지막 앨범 ‘메이드 더 풀 앨범’ 출시한 그룹 ‘빅뱅’ 
《 10년 전. 그러니까 2006년, YG엔터테인먼트는 가장 바쁘게 뛰는 가요기획사였고 빅뱅은 최고로 강행군하는 아이돌이었다. 무명에 가깝던 빅뱅의 싱글이 새로 나오면 5명의 YG 매니저가 언론사를 돌며 인사했다. 분기에 한 번씩 인터뷰 제안이 들어왔다. 광주 공연을 끝내고 방금 올라와 너무 피곤하다는 빅뱅 멤버들 중 한둘이 인터뷰 중간에 고개 꺾고 잠든 적도 있다. 》
 
 “(인터뷰) 들어가기 전에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 사람이 쉬고 나머지 네 명이 주로 말(답변)하기로 짜기도 했어요.(웃음)”(지드래곤·리더)

 이만하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다. 13일 오후 서울 마포구 희우정로 YG 사옥에서 빅뱅의 다섯 멤버를 만났다. 격세지감. 데뷔 당시 고작 만 18세였던 탑이 성장해 멤버 중 가장 먼저 입대(내년 2월 9일)한다. 한 살 차이로 늘어선 다른 멤버들도 군복무를 앞뒀다. 이날 발표한 빅뱅 3집 ‘MADE THE FULL ALBUM’은 이들의 마지막 음반이 될지도 모른다. 멤버들은 “영영 미뤄질 수도 있었다. 복잡 미묘한 감정이 섞인 앨범”이라고 했다.

 “(탑) 형 군대 가기 전까지 맘에 드는 곡들이 안 나왔다면 안 냈을 것 같아요. (모두가 제대 후) 다시 돌아왔을 때 메이드(MADE)시키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했으니까요.”(지드래곤)

 긴장을 풀기 위한 체념일까. 신작 대표 곡 제목은 ‘에라 모르겠다’. 글로벌 스타가 된 지금, 이들은 ‘에라 모르겠다’는 자세를 갖기가 힘들었다고 했다. “예전엔 장난삼아 쓰다 얻어걸린 곡이 인기를 끈 경우가 많았는데 이제 생각이 너무 많아졌어요. 저 역시 빅뱅의 팬이 됐기 때문에 (가사) 한 글자 시작조차 못하겠는 게 돼버렸죠.”(지드래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의 뮤직비디오가 초심 같은 것으로 칠해졌나 보다. 시간이 멈춘 듯한 1980, 90년대풍 거리가 배경.

 “속된 말로 병맛 같은 느낌을 원해 철물점과 옛 간판 앞에서 촬영했어요. 뉴욕 할렘가가 우리에겐 멋진 거리인데 그분들 입장에선 그냥 집 앞이잖아요. 입장 바꿔 생각해 봤어요.”(지드래곤)

 “우리가 동네 양아치들처럼 나오면 재밌겠다고 생각했거든요.”(탑)

 “평범한 남자로서 30대에 접어들며 느끼는 불안과 회상을 담아봤죠.”(지드래곤)

 입대는 청춘, 아니 빅뱅의 끝을 뜻할까. 탑보다 세 살 어린 승리까지 군대에 다녀오려면 수년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멤버들은 거취에 대해 여러 가능성을 열어뒀다. 태양은 “4명이 빅뱅 이름으로 앨범을 낼 수는 없을 것 같다”고, 지드래곤은 “둘씩이든 셋씩이든 적당한 노래만 있다면 유닛 형식으로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녹음 중에도 저희끼리 곧잘 얘기했어요. ‘자신감이 떨어지면 언제든 그만두자.’ 다녀왔을 때 자신감만 있으면 함께할 수 있겠죠.”(탑) “멋있어야 한다는 게 저희 모토. 그럴 자신 있다면 다녀와서 안 할 이유 없죠.”(지드래곤)

 빅뱅은 얼마 전 본보의 ‘아이돌 20주년’ 설문조사에서 역대 최고의 남성 아이돌 그룹으로 뽑혔다. 소감이 궁금했다. 지드래곤이 잠시 머뭇대다 입을 뗐다. 반문이었다. “…근데 다음 설문조사는 언제 하실 거예요?” 10년 뒤? 그러자 그는 안개 낀 앞길을 바라보는 청춘의 낙관, 밑도 끝도 없지만 왠지 미더운 그것과 같은 색깔로 답했다. 10년 전 그는 친구들과의 가위바위보에서 진 어떤 고등학생이었다.

 “…그때까지도 그 자리(1위)에 있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