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의혹 교사 8명, 뭐 이런 학교가…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14 09: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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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서울 중학교 2곳 수사 착수 
서울 강남 지역 S여중 전·현직 남자 교사 8명이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성추행·성희롱한 혐의로 13일 경찰에 집단 수사 의뢰됐다. 이 학교에서는 오래전부터 남교사들의 부적절한 성 관련 발언 및 행위에 대해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 있었지만, 학교 측이 미온적으로 대응하면서 곪아 왔던 일이 결국 터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S여중에 이어 서울 강북 지역의 남녀공학 학교인 C중에서도 남교사가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 남교사 8명 성희롱? 도대체 무슨 일이

 6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는 ‘S여중여고 문제공론화’라는 계정이 만들어졌다. 이 계정을 통해 S여중 학생들로 추정되는 익명의 이용자들은 이 학교 남교사들의 성추행·성희롱 사례를 수십 건씩 제보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영어선생님이 은근슬쩍 접촉하고 성기를 어깨에 문질렀다’ ‘엉덩이를 성적으로 접촉했다’ ‘국어선생님이 북어랑 여자는 사흘마다 패야 한다며 국어도 똑같이 패야 잘한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8월 성희롱 사건으로 해임된 국어교사 정모 씨는 남녀의 성관계를 치즈 떡볶이에 비유하며 치즈를 남성 정액에, 떡볶이를 생리 중인 여성과의 성관계로 비유했다는 제보가 이어졌다.

 서울시교육청은 언론 보도를 보고 사태를 파악했지만 문제 교사들이 누구인지조차 특정하지 못했다. 시교육청은 8일 전교생 708명을 대상으로 남교사들의 성희롱 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학생들이 성추행·성희롱을 했다고 지목한 교사는 이미 해임된 정모 씨를 포함해 총 8명에 달했다.


○ 중장년 남교사와 학교 측의 성문제 인식

 문제가 된 남교사 8명은 40대 이상의 중장년이다. 이 중 4명은 정년퇴직을 눈앞에 둔 59∼61세로 알려졌다. 해임된 정 씨는 S여중에 26년간 근무했다고 한다. “다른 교사들도 이 학교에 20, 30년씩 근무한 분들”이라고 학교 관계자는 밝혔다.

 복수의 이 학교 졸업생들은 “해당 선생님들은 십수 년 전에도 그런 식이었다”며 “성희롱 발언에 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제 제기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그때마다 학교가 대충 덮고 넘어갔다”고 주장했다.

 해임된 정 씨는 재작년에 이미 구두경고를 받았고 작년 3개월 정직 처분을 받았음에도 복직 후 또 성희롱 파문에 연루돼 결국 해임됐다고 학교 관계자는 밝혔다. 정 씨는 “아이들이 졸지 않도록 재밌게 하려고 그런 것”이라며 해임처분에 반발해 민사소송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교사들 역시 “손주뻘인 아이들이 예뻐서 등만 두드린 것” “성희롱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사진출처 | ⓒGettyImagesBank
 학교 관계자는 “다들 교직생활에서 나름의 교육철학을 가지고 열심히 가르쳐왔다고 생각하는 분들인데 말년에 이런 일이 생겨 너무 안타깝다”며 “해당 교사들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중학생 땐 아빠가 안아주는 것조차 싫어하는 시기인데 선생님들이 너무 옛날 방식으로 행동한 것 같다”며 “10명 등을 두드려도 한 명만 기분 나쁘면 성희롱이 되는 건데, 학교가 파악한 수위는 알려진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학교 측이 이 같은 교사들의 해명만 듣고 문제를 방치하면서 사태가 악화된 게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다.  13일 오전까지도 해당 교사들은 학생들과 분리되지 않고 학교에서 정상 수업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관련규정상 해당 학교의 교사와 학생을 분리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해명했다. S여중 관계자는 “교육청 차원의 교사 면담이나 학교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며 “추가 조사와 징계 여부는 법인 이사회에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줄 잇는 교사 성추문에 철퇴 내려야  12일에는 서울 C중 도덕교사에 대한 고발 계정이 만들어져 학생들의 제보가 쏟아졌다. 이 학교 학생들로 추정되는 제보자들은 ‘선생님이 여자애들이 돈을 많이 벌려면 몸 파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떠들면 강간해버리겠다고 했다’ ‘자신을 교주라고 하며 자신을 신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 등의 글을 올렸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학교 측이 사건을 인지한 지 일주일이 지난 12일에야 해당 학교에 대한 특별장학을 실시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가 출근을 하지 않아 조사하지 못했다”며 “경찰에 수사 의뢰를 했다”라고 말했다. 학부모 이모 씨는 “성폭력이 확인되면 해당 교사와 감독자까지 교단에서 몰아내야 안심하고 학교에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 imsun@donga.com 기자·노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