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집회 사진으로 만든 ‘술 광고’…앱솔루트 홍보 논란

박태근 기자
박태근 기자2016-12-13 18: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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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앱솔루트 페이스북
서울 광화문 촛불집회 이미지를 광고에 사용한 보드카 브랜드 ‘앱솔루트’가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지난 10일 앱솔루트가 새로 제작한 광고 포스터를 공식 페이스북에 올리면서 논란이 시작 됐습니다. ‘앱솔루트 코리아’(ABSOLUT KOREA)라는 제목 아래 광화문 촛불 행렬을 앱솔루트 보드카 병모양으로 연출한 포스터입니다.

포스터에는 ‘미래는 당신들이 만들어 갑니다’(THE FUTURE IS YOURS TO CREATE)라는 문구가 쓰여있습니다.

또 오른쪽 아래 부분에는 ‘책임감 있게 즐겨라’(ENJOY RESPONSIBLY)라는 문구도 있습니다.

광고물이 게재되자 누리꾼들은 “국민들의 엄중한 목소리를 술 광고로 전락시켰다”,“세월호 가족들이 있는 곳이고 끝나지 않은 투쟁의 흔적을 광고로 이용해야 했나”,“촛불 집회랑 보드카가 무슨 관계가 있냐. 교묘하게 활용한 상술에 불과하다”며 비난을 퍼부었습니다.

반면 “사회현상을 잘 녹인 상업광고는 캠페인의 성격도 가질 수 있다”,“광고 문구의 내용으로 볼 때 촛불 집회의 의미를 잘 살렸다”,“역사적인 국민의 움직임을 기념하는 수 많은 방법과 시도 중의 하나”라는 긍정 의견도 있습니다.

앱솔루트는 과거에도 종종 각국의 이슈를 광고 소재로 활용해 왔습니다. 뉴욕의 꽉 막힌 도로에서 노란 택시 대열이 보드카 술병 모양을 이루고 있는 광고는 뉴욕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꼬집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앱솔루트 국내 유통사인 페르노리카코리아가 그동안 사회공헌 활동에 인색했던 점을 들어 이번 광고 문구에서는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페르노리카코리아와 페르노리카코리아임페리얼이 지난해 한국에 내놓은 기부금은 연간 매출액 규모의 0.1%에도 못미치는 1억5200만원으로, 경쟁사인 D업체 기부금(10억8162만원)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한 누리꾼은 앱솔루트 페이스북에 “압솔루트보드카가 촛불집회를 조금이라도 지원했더라면 이 광고가 미래를 위해 달리는 한국인의 힘을 적절히 융합한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단지 시국을 상업적으로 이용한 것뿐이니 외국인 입장에서도 눈살찌푸려진다”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촛불집회 사진을 입수한 경로에도 관심이 모입니다. 사진을 찍은 장소는 집회 당시 사진공동취재단에게만 접근이 허용됐던 한국프레스센터 옥상으로 추정됩니다. 공동취재단 아니면 찍을 수 없는 사진을 어떻게 얻었는지, 행여 무단 도용은 아닌지 짚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논란이 가열됐지만 페르노리카코리아 측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논란의 포스터 역시 13일 오후 4시 현재 까지 페이스북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