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 파괴! 68세 하드록밴드 보컬 할머니의 위엄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2-13 15:5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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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성별, 나이… 벽이란 없다. 그것이 록이다.
‘그라인드코어’라는 음악 장르를 아시나요? 그라인드코어는 1980년대 중반 미국과 영국에서 태동한 록 음악의 하위 장르입니다. 드럼 속주, 빠른 템포, 으르렁대며 소리지르는 보컬이 특징입니다. 가사는 주로 군국주의·인종주의에 반대하거나 사회를 비판하고 무정부적인 태도를 표현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일반적인 노래와 다르게 전체 길이가 10초도 되지 않는 노래도 많습니다. 기존 질서를 거부하고 저항과 일탈을 전면에 내세운 장르인 셈입니다.

모든 규칙을 시원하게 깨부수는 이 과격한 장르의 중심에 68세 캐나다 할머니가 있습니다. 밴드의 리드보컬인 할머니는 ‘그라인드마더’라는 이름으로 활동중입니다. 할머니는 ‘Age of Destruction(파괴의 시대)’와 같이 강렬한 음악을 내놓으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그라인드마더가 원래 록 스피릿이 넘치던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젊은 시절 사회복지사로 일했고 평소 클래식과 경음악만 듣던 할머니는 록 밴드 멤버인 아들 덕에 그라인드코어에 입문하게 됐습니다. 어느 날 아들이 “엄마, 새 노래에 비명소리 같은 효과음을 넣어야 하는데 스튜디오에 오셔서 녹음 좀 해주세요. 그냥 재밌게 놀다 가시면 돼요”라고 할머니께 부탁한 것입니다.

그 때까지만 해도 할머니는 아들이 만드는 노래가 대체 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부탁 받은 김에 가벼운 마음으로 신나게 소리를 지르고 왔을 뿐인데, 할머니는 순식간에 인터넷 스타가 됐습니다.




그렇게 밴드 ‘그라인드마더’가 탄생했고, 지난 4월 데뷔 뮤직비디오도 공개됐습니다. 그라인드마더의 데뷔곡에 세계적 뮤지션 오지 오스본조차 놀랐습니다.




‌‘그라인드마더’는 파괴의 전사인 동시에 인자한 할머니입니다. 3명의 손주, 또 3명의 증손주를 두고 계신다네요. 음악 외의 취미생활로는 텃밭 가꾸기를 즐기는데 주요 재배작물은 토마토와 바질이라고 합니다. 캐나다 뉴스방송에 출연해 인터뷰하는 할머니의 평상시 목소리는 잔잔하고 부드럽기 그지없습니다.

이제 ‘그라인드마더’ 밴드는 투어 활동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할머니의 친구들은 할머니가 하는 음악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라인드마더’ 홍보에 누구보다 열성적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록 스피릿을 보여주는 그라인드마더의 활약을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