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병동 간호사에서 말기 암 환자로..."환자분들께 미안합니다"

바이라인2016-12-13 15: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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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아침에 뒤바뀐 일상... 
‌환자를 이해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어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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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많은 돈을 받더라도 ‘봉사정신’ 없이는 할 수 없는 직업들이 많죠. 의사, 간호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밤을 새우고 3교대를 해가며 신체·정신적으로 피폐해진 환자들을 돌보는 일은 굉장히 고단할 텐데요.

수년간 암 병동에서 환자를 돌본 간호사가 자신을 스쳐간 환자들에게 사과의 말을 건넸습니다. 미국 라이프스타일 매체 리틀띵스는 최근 자신이 돌본 이전 환자들에게 용서를 구한 간호사의 사연을 전했습니다.

인생은 때론 잔혹합니다. 악한 사람은 잘 살고 선한 사람에겐 불행이 찾아오는 안타까운 일들이 많은데요. 간호사 린지 노리스(Lindsay Norris·33)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노리스는 수년간 암 병동 간호사로 일했습니다. 하지만 2016년 9월, 암 병동 간호사로 환자를 돕던 노리스는 반대로 치료받는 입장이 됐습니다. 암 병동 환자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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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리스는 두 번째 아이를 낳고 치질이 생겼지만 대수롭지 않게 넘겼습니다. 출산 후 생기는 흔한 질병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검진 결과 직장암 3기의 증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 직장암 3기 : 다른 장기로의 전이는 없는 상태이나 림프절 전이가 있는 상태. 생존율은 58% 정도) 하루아침에 간호사에서 환자가 된 노리스는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기보다 간호사로써 반성하며 환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 했다”며 사과했습니다.‌환자가 되고 나서야 그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노리스. 요약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내가 돌봤던 모든 환자분들께
죄송합니다. 저는 여러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었어요. 암을 진단받은 이후로 이 생각이 굉장히 맘에 걸렸어요.

간호사로 일하면서 암 환자를 돕는 일에 자부심을 느꼈어요. 저는 제가 정말 환자를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환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아니라는 걸 깨달았어요.

대기하는 건 얼마나 힘든지. 진짜 최악이었어요. 조직 검사, 초음파... 진단받는데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죠.

“용감하다”라는 말을 들으면 얼마나 이상한 기분이 들지 몰랐어요. 그냥 흔히 하는 말이고 당신을 기분 좋게 하는 말이지만 당신은 사람들이 당신에게 왜 ‘용감하다’고 하는지 이해가지 않았겠죠.
(암에 걸려서 치료받는 것은) 선택한 것도 아니고 치료받아야 해서 받는 것뿐인데... 제가 영웅이 된 것 같진 않아요. 그 마음을 몰랐어요. 

Instagram 'Lindsay Norris'
Instagram 'Lindsay Norris'
당신이 얼마나 죄책감을 느낄지 몰랐어요. 특히 결혼한 사람이면 더하겠죠.
(나의) 모자란 부분을 배우자가 채워야만 하는 현실이 얼마나 부당하다 느껴졌을까요. 아픈 내가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모든 집안일을 혼자 해야 하는 현실 말이에요.

배우자가 “가서 쉬어. 애들은 내가 볼게”라 하면 정말 고마우면서도 다른 방에서 아이들과 배우자가 함께 놀고 이야기 나누는 소리가 들리면 가슴이 찢어졌죠? 내가 없을 미래를 잠깐 본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겠죠. 이것도 난 몰랐어요.

저는 (다른 사람보다) 좀 더 쉽게 치료를 시작하게 됐어요. 병원에서 쓰는 용어도 다 알고, 직원들도 알죠. 여태까지 일하면서 악몽 같은 순간을 용감하게 견뎌낸 분들을 봐온 것이 제게 큰 힘이 됐어요. 여러분들이 힘든 순간을 이겨내고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간 걸 본 게 큰 위로가 되네요.

여러분들이 암 치료를 받고 이겨내는 동안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었기를 빌어요. 비록 마음을 잘 알지 못했지만 말이에요.

암 병동 간호사 린지가. 

‌진심이 묻어나는 편지.. 당신은 뼛속까지 진정한 간호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