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세가 시스템을 박살냈다”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12 14: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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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가 시스템을 박살냈다.”

미국 대중문화 전문지 롤링스톤이 최근 게재한 ‘2016년 베스트 50 앨범’ 기사는 위 문장으로 시작됩니다. 팝스타 비욘세(본명 비욘세 놀스카터·35)가 4월 발표한 6집 ‘Lemonade’는 11일 현재 뉴욕타임스, NPR, 더 타임스, 인디펜던트를 포함해 해외 12개 매체에서 올해 최고의 앨범으로 선정됐습니다. 최근 발표된 내년 그래미 어워드 후보에서도 비욘세는 최다 부문(9개)에 올랐습니다. 일부 대중에겐 예쁘고 노래 잘하는 댄스가수쯤으로 알려진 비욘세가 올해 평단을 휩쓴 비결을 3가지 키워드로 돌아봤습니다.




○ 음악… 장르의 경계를 파괴한

켄드릭 라마, 제임스 블레이크, 더 위켄드, 잭 화이트…. 음반에 참여한 음악가의 면면만큼이나 ‘Lemonade’의 스펙트럼은 넓습니다. 이대화 대중음악평론가는 “블루스부터 일렉트로닉까지 다양한 세대를 아우른 음악의 폭과 조합이 신선했다”고 했습니다.

미국 공영 라디오 NPR의 로빈 힐턴 PD는 “연초만 해도 (미국 인디 밴드) ‘카 시트 헤드레스트’의 음반이 올해의 음반감이라고 생각했지만 가을에 생각을 바꿨다. 들을 때마다 다양한 해석을 유발하는 음반의 다층적인 사운드와 가사가 돋보인다. ‘Lemonade’는 한 세대에 딱 한 번 나올 만한 음반”이라고 했습니다.



○ 메시지… 개인사에서 출발해 시대정신으로

‘Lemonade’는 발매 전부터 비욘세가 남편이자 유명 래퍼인 제이지의 외도에 분노해 만든 앨범으로 알려졌지만, 결국 흑인이자 여성으로서 미국 사회에서 겪는 불의에 대한 저항과 희망을 제시한 작품이었습니다. 배순탁 평론가는 “비욘세는 앨범에서 개인사를 사회적 이슈로 자연스럽게 확장하는 데 성공했다”면서 “좋은 앨범은 언제나 자기를 이야기하는 바로 그 방식으로 ‘우리’를 얘기해 준다”고 했습니다. 강일권 웹진 ‘리드머’ 편집장도 “최근 몇 년간 미국 사회를 달군 백인 경찰의 흑인 과잉진압 문제 등 사회적 메시지를 담아낸 점이 더욱 평단의 찬사를 이끈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 멀티미디어… 비욘세식 ‘비주얼 앨범’의 완성


‘Lemonade’는 그래미에서 3개 종합부문 외에 여러 세부장르 후보에 문어발을 뻗쳤습니다. 최우수 팝 퍼포먼스, 최우수 록 퍼포먼스, 최우수 랩·노래 퍼포먼스, 최우수 뮤직비디오…. 최우수 음악 영화 부문 후보에도 올라 비틀스를 다룬 다큐 영화 ‘비틀스: 에잇 데이즈 어 위크’와 경쟁합니다. ‘Lemonade’ 음반과 함께 발매된 1시간짜리 뮤직비디오가 영화로 인정받은 것입니다.

뉴욕타임스의 존 패럴리스는 “멀티미디어 작품으로서 ‘Lemonade’는 한발 더 나아간다”면서 “비디오 앨범을 통해 개인사는 원형적인 것으로 확장되며 비욘세는 수 세대에 걸친 미국 흑인 여성 투쟁사의 흐름에 위치된다”고 했습니다.


제59회 그래미 어워드는 내년 2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립니다. 드레이크, 리애나, 카녜이 웨스트는 8개 부문 후보에 올랐습니다. 아델 역시 올해의 앨범,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부문에서 비욘세와 격돌합니다.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