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이끄는 여주 투톱, 엄지원과 공효진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09 11: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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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첫주 80만 관객… ‘미씽: 사라진 여자’ 흥행 이끄는 투톱
배우 엄지원 공효진 주연의 미스터리 스릴러 ‘미씽: 사라진 여자’가 개봉 첫 주 만에 80만 관객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남자 배우 위주의 한국 영화계에서 드물게 여자 배우들이 ‘투톱’ 주연으로 나선 것이어서 신선하다. 이 영화에서 ‘워킹맘’과 ‘중국인 보모’를 연기한 두 배우를 만나봤다.
 


배우 엄지원(39)은 화려하진 않지만 묵묵히 연기 경력을 쌓아 왔다. 주로 드라마에서 활동하다가 2003년 영화 ‘똥개’의 정애 역할로 스크린에 등장했다. 이후 단편영화는 물론이고 코미디영화 ‘박수건달’부터 공포영화 ‘경성학교: 사라진 소녀들’, 모성애 지극한 엄마를 연기한 ‘소원’과 ‘미씽: 사라진 여자’까지 장르 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줬다.

“매년 저한테 호러 시나리오는 많이 오는데 ‘미씽…’처럼 와 닿는 작품은 오랜만이었어요. 감독님한테 ‘좋은 작품 주셔서 감사하다’ ‘꼭 하고 싶다’고 했죠.”

‘티켓 파워’를 과시하는 배우는 아니기에 배역을 맡으면 꼼꼼하고 치밀하게 준비한다고 한다. ‘미씽…’의 상대 배우인 공효진은 “언니는 전화로 ‘여보세요’ 하는 짧은 대사도 만족스럽지 않으면 다시 녹음할 정도여서 놀랐다”고 했다.

“시나리오를 엄청 공부하는 스타일이에요. 옷, 액세서리도 직접 챙겨요. 대사도 ‘이렇게 해보면 어때요?’ 하고 줄기차게 제안하고요. 스태프는 좀 귀찮을 수도 있겠지만(웃음). 이번엔 고소공포증 때문에 한 장면에선 대역을 어쩔 수 없이 썼는데, 결국 제가 다시 찍었어요. 제 발 아닌 대역의 발이 영화에 등장하는데, 못 참겠더라고요. 완성된 영화 보는데도 더 잘할걸, 아쉬운 장면이 자꾸 생각나고….”

그는 개봉 전 담이 결리고 온몸이 아팠다. 여자 감독에 두 여배우가 주연인 영화여서 부담감이 여느 때보다 컸기 때문이다.

“투자부터 모든 과정이 ‘투쟁’이었어요. 꼭 흥행해서 ‘이런 영화도 잘된다’는 걸 증명하고 싶고요. 앞으로도 재미뿐 아니라 묵직한 사회적 메시지를 두루 갖춘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공효진(36)은 독특하다. TV에선 사랑스러운 ‘공블리’로 매력을 발산하다가도, 스크린에선 ‘미쓰 홍당무’의 주근깨 박힌 양미숙, ‘미씽: 사라진 여자’의 중국인 보모 ‘한매’ 같은 무거운 캐릭터를 척척 소화해 낸다.

“제 연기 욕심 때문이죠. 드라마에서 못 보여준 부분은 영화에서 보여드리고, 또 영화에서 아쉬운 부분은 드라마로 달래면서요.”

전혀 다른 캐릭터지만 특유의 자연스러운 연기는 일맥상통한다. “처음 대본을 본 뒤에는 대본을 잘 안 봐요(웃음). 처음 읽고 느낀 기분을 유지하고 싶어서요. 자꾸 대본을 보면 딴 게 보이고, 살이 붙어 처음 느낌이 안 나오거든요.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년) 할 때 어린 마음에 다른 역할이 샘날까 봐 대본을 자세히 안 봤는데, 그게 오히려 연기엔 도움이 된 거 같아요.”


공효진은 유독 여성 감독들의 작품에 많이 출연했다. “저와 작업 안 해본 여성 감독님이 별로 없다고들 해요. 여성 감독님은 여성의 감성을 섬세하게 표현해 주니까 시나리오 받으면 호감이 가요. 모성과 여성의 이야기인 ‘미씽…’도 이언희 감독과 엄지원 씨, 저 셋이 끝없이 이야기 나누고 고민하며 만들었어요.”

최근 드라마 ‘질투의 화신’과 영화 ‘미씽…’을 잇달아 선보인 공효진은 당분간 작품 촬영 계획이 없다. “한 2개월 쉬다 보면 조바심 내며 작품 찾을지도 모르겠어요. 맡고 싶은 배역요? 지금은 그런 것도 생각 안 하고 푹 쉬고 싶어요.”

올해로 데뷔 18년 차. “이젠 새 작품에 들어갈 때 ‘순수함을 잃은 건가’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여유로워졌어요. 물론 연기는 하면 할수록 새로워요. 배우는 어떤 역할로, 어떤 감정을 느낄지 늘 궁금하니 참 매력적인 직업이죠.”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