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총리도 물러나라는 민주당…사실상 ‘무정부 상태’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09 09:2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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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노벨상 16주년 기념식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오른쪽)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운데),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가 8일 서울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김대중 전 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 16주년 기념식에서 만났다. 문 전 대표는 탄핵안 표결과 관련해 “내일은 탄핵열차를 탄 많은 시민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마지막까지(가결에) 노력해야 한다”고 답했다. 손 전 대표도 “국민의 뜻에 따르는 게 국회의원의 책무”라며 탄핵 가결에 힘을 실었다. 뉴시스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처리를 하루 앞둔 8일 더불어민주당은 탄핵을 기정사실화하며 황교안 국무총리도 사퇴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문재인 전 대표가 탄핵안이 가결돼도 박 대통령 즉각 퇴진 운동을 하겠다고 한 데 더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을 인사마저 물러나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지난달 박 대통령의 국회 총리 추천 요구를 거절했고, 국민의당의 ‘선(先) 총리 추천, 후(後) 탄핵’ 제안도 묵살했다. 탄핵이라는 헌법 절차를 진행하면서도 그 헌법이 정한 규정을 무시하려는 속내에는 조기 대선을 앞둔 정략적 판단이 깔려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탄핵안의 뜻에는 내각 불신임이 포함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밝힌 “황교안 권한대행 체제는 국민이 받아들일 수 없다. 내각 총사퇴가 필요하다”고 한 데 대한 부연설명 격이었다. 다만 추 대표는 “탄핵안이 가결되면 새 총리 논의를 해야 한다는 뜻인가”라는 질문에는 “지금 이 순간까지는 탄핵에 집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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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사진출처 | ⓒGettyImagesBank
 탄핵안이 가결 처리돼 황 총리 권한대행 체제가 시작된 후 내각 총사퇴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를 의미한다. 추 대표도 이를 의식한 듯 전날 “(내각 총사퇴) 자체가 겪어보지 못한 초유의 입법 공백”이라며 “정치적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추 대표 측도 내각 총사퇴를 바로 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김민석 당 대표 특보단장은 “내각 총사퇴가 (탄핵 이후) 구체적 후속 프로그램이라기보다는 탄핵안을 박근혜 내각 전체에 대한 탄핵이라고 규정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자는 “황 총리 권한대행 체제는 국민 정서상 받아들일 수 없다”며 “황 총리가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황 총리가 물러나기 전 야당 중심의 국회가 추천한 경제부총리를 임명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의 순서로 (대통령) 권한을 대행한다’고 한 헌법 71조에 따라 민주당이 추천한 경제부총리가 임명되고 황 총리가 사퇴하면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이 된다. 이 경제부총리가 법무부 장관 및 검찰총장, 국가정보원장 등을 새로 임명한다는 것이다.

 결국 헌법재판소가 탄핵 인용 여부를 결정할 때까지 민주당의 경제, 사회복지 등 민생 정책을 친야(親野) 성향의 경제부총리 밑에서 입법화하고, 신임 권력 기관장이 대선을 관리하게 하겠다는 속내라는 분석도 있다. 다만 민주당의 다른 관계자는 “새 경제부총리가 권한대행을 맡는다는 것은 아직 아이디어 차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생각은 국정 안정보다는 조기 대선만 바라보는 근시안적 방안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새누리당 비주류 좌장 격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탄핵 절차가 시작되는 과정에서 야권이 황 총리를 인정한다고 해놓고 지금 와서 부정하는 발언을 한다면 무책임의 극치를 보여주는 일”이라고 질타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야당에서 왜 이런 현실적이지 못한 목소리를 외치느냐”며 “짧은 시간 안에 그나마 준비된 사람이 (대통령) 하겠다는 얘기고 애초부터 개헌론을 봉쇄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정치학)는 “헌재 결정으로 탄핵이 끝날 때까지는 헌법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며 “자기 입맛에만 맞게 선동적, 독단적, 불통의 모습을 보인다면 국민이 수권 정당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