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마지막 비서실장, 최순실게이트에 “올게 왔다” 걱정하다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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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2016-12-08 11:3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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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 알려진 고(故) 김계원씨 영정. 
(서울=뉴스1) "비서실장 부임 당시에도 최태민 목사가 박 대통령에게 간섭하고 있었다", "최근까지 박 대통령에 대해 걱정했다."

지난 3일 오후 11시 향년 93세의 나이로 별세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 김계원 전 창군동우회 회장의 장례식장이 마련된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김 전 비서실장은 박 전 대통령이 숨진 지난 1979년 10·26 사태 당시 궁정동 현장에 있었던 주요 인물이다.

그는 10·26 이튿날 당시 영애였던 박근혜씨에게 박 전 대통령의 죽음을 알리고 "전방에는 이상이 없습니까"라는 첫 반응을 우리 국민들에게 회자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김 전 비서실장의 장례식장에는 이른바 '최순실게이트'로 인한 국정 혼란 탓인지 정치인이나 정부 인사의 모습은 보기 힘들었다.

5일 찾은 김 전 비서실장의 장례식장에서 김 전 비서실장의 유족들은 최근 사태를 인식해서인지 낯선 기자의 접근을 몹시 경계하는 듯 했다. 유족들은 "지난 3일부터 정치인이나 정부 인사는 방문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 전 비서실장의 조카는 "최근까지 박 대통령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며 "'나라가 잘돼야 할 텐데…'란 소리를 자주 하셨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정 농단 등으로 인한 국가 혼란에 대해 그는 "(김 전 비서실장이) 서로 인내하고 참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며 "자제할 줄도 참을 줄도 알아야 한다고 종종 말씀하셨다"고 덧붙였다.

이어 "좋을 때도 자제하고 싫을 때도 인내하는 그런 태도가 최근 국정을 둘러싼 혼란에 필요하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말했다.

유족 측도 김 전 비서실장이 병상에서 최순실 일가의 국정농단 사태를 전해 듣고 박 대통령을 많이 걱정했다고 전했다.

김 전 비서실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모씨(56)는 "(김 전 비서실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태민 목사와의 관계에 대한 걱정을 많이 했다"며 "당시 대만대사를 하다 뒤늦게 비서실장 자리에 차출됐지만 이미 당시에도 최 목사가 박 대통령에게 노골적으로 간섭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최순실게이트'에 대해 "(김 전 비서실장이) 오지 말아야 할 것이 왔다는 충격을 받은 듯 했다"며 "최태민 목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들었을 때 상기되셨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김 전 비서실장은 이른바 '10·26 사건' 당시 박 전 대통령의 시신을 업고 국군서울지구병원으로 달려갔던 그였지만, 김재규 당시 중앙정보부장과의 내란목적살인 및 내란중요임무종사미수 공모 혐의로 군법회의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김 전 실장은 1982년 형집행정지로 풀려났고 1988년 특별사면 복권됐다.

1923년 경북 영주에서 태어난 김 전 실장은 18대 육군 참모총장, 5대 중앙정보부 부장을 지내고 대통령 비서실장에 임명됐다.

유족으로는 부인 서봉선씨와 김병덕(기화산업 대표·한국스페셜올림픽 부총재)·병민·혜령씨 2남 1녀가 있다.

김 전 비서실장의 빈소는 고대 안암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7일 오전 10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