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이 뭔데, 스웩이 뭔데? 나는 홍대의 홍대광”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2-05 14:4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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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1일 서울 홍익대 앞 무브홀에서 콘서트를 갖는 가수 홍대광. 차가운 거리가 아닌 제대로 된 무대에서 펼치는 그의 첫 홍익대 앞 공연이다. 동아일보DB 
10, 11일 홍대앞서 첫 콘서트
 ‘…장르가 아니라 문화라서 오늘도 타투샵엘 간 거니…어디서부터니 뭐가 잘못됐니/너는 언프리티하지 않잖아…힙합이 뭔데 스웩이 뭔데….’  얼마 전만 해도 자신의 통기타 반주에 맞춰 노래하던 여자친구, 그녀가 갑자기 힙합에 빠져 버렸습니다. ‘욕도 못하고 영어도 못해/그래서 난 들어도 모르겠나 봐.’ 남자친구는 여자친구의 새 취향을 따라가 보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왠지 그녀가 이대로 영영 멀어져 버릴까 불안합니다.  가수 홍대광(31)이 발표한 신곡 ‘힙합이 뭔데?’의 내용입니다. 홍대광은 10, 1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앞 무브홀에서 ‘홍대에서 하는 홍대광 콘서트’를 엽니다. 홍대와 유달리 인연이 깊지만 스스로 ‘힙알못’(힙합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는 홍대광. 그를 최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금의환향과 힙합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연희동 연남동 망원동 상수동…. 홍대 주변에서만 5년간 살았어요. ‘홍대에 사는 홍대광’이라는 이미지를 팬들에게 유지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죠. 하하.”  이번 연말 공연은 차가운 거리가 아닌 제대로 된 무대에서 펼치는 그의 첫 홍대 앞 공연입니다. 엠넷 ‘슈퍼스타K’에 출연해 4위에 오른 뒤 데뷔하기 전까지 그의 직업은 ‘버스커’였습니다. 길거리 가수. 5년 동안 팁(tip) 박스를 들고 홍대 앞, 청계천, 인사동을 누볐죠. 배고프지만 뜨거웠던 그 5년이 아직도 자신을 지탱하는 힘이라고 그는 말했습니다.  “하루는 거리 관객 중 누군가가 팁 박스에 편지를 남기고 가셨어요. ‘삶을 정리하려고(목숨을 끊으려고) 가는 길에 이 생에 마지막으로 쓰려 했던 돈, 택시비를 여기 넣었다’, 제 노래를 들은 뒤 다시 열심히 살기로 결심하셨다고요.”  버스킹은 그에게 낭만 이상이었습니다. 가난하고 절박했으므로. 건축학을 전공하던 그는 ‘실패하더라도 좋아하는 일을 해보자’란 생각에 음악으로 진로를 틀었습니다. 그 사이 집안 형편이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슈퍼스타K4’ 응시자가 208만4300명이었어요. 숫자를 기억하네요. 저는 정말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가수가 된 지금 행복하다는 그에게도 고민은 있습니다. 햇살 같은 어쿠스틱 팝과 선한 ‘교회 오빠’ 이미지만 두드러진 게 부담스러워서죠. 10월 MBC TV ‘일밤-복면가왕’에 ‘암행어사’로 출연해 다른 모습을 보여주려고도 했습니다.  음반사에서 ‘힙합이 뭔데?’를 불러보겠느냐는 제안이 왔을 때도 그는 반겼습니다. “비록 본격 힙합 곡은 아니지만 (래퍼) 키썸 씨가 피처링도 해주셨고, ‘힙알못’인 제 이야기와도 통해서 좋았어요.”  그는 데뷔 전 맹연습을 하다 피를 토하거나 호흡이 달려 기절해 본 적도 여러 번이라고 했습니다. 이르면 내년 초, 그는 새 앨범으로 돌아올 것입니다. “저 하면 떠올리시는 밝고 편안한 곡들이 될 것 같다”는 그는 특유의 선한 미소와 부드러운 말투로, 그러나 단단하게 말했습니다. ‌‌“꾸준히 단련해 언젠가는 저도 소리의 극점에 올라보는 게 목표예요. 장사익 선생처럼요.”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