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괴롭힌 남학생에게" 서울대 외국인 교수의 일침

바이라인2016-11-24 13:4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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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외국인 교수가 자신에게 무례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한 남학생에게 보낸 공개편지가 온라인상에서 퍼져나가며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편지를 쓴 사람은 러시아 출신의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조교수 페도렌코 올가. 

지난달 오후 9시경 페도렌코 교수가 혼자 어둡고 인적 없는 캠퍼스를 지나고 있을 때의 일입니다. 한 남학생이 다가와 "'coincidence' 라는 단어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려달라”고 말했습니다. 

남학생의 질문이 이상하다고 느낀 교수는 거절했지만 남학생은 영어를 가르쳐달라고 고집 피웠습니다. 교수는 "아무 외국인에게나 다가가서 무작위로 그런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되는 것이며, 그건 이상한(weird) 일이다"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이때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남학생이 공격적인 동작을 하며 소리를 지르고 한국어로 욕을 퍼부었습니다.  지나가던 한국인 여성들이 그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오히려 이상하게 흘러갔습니다. 남학생은 "이 모든 상황은 외국인 여성의 잘못"이라 말한 것입니다. 미국 영화를 보면 외국인들은 모두 잡담을 나누는데 왜 자신의 얘기를 거절하느냐며 말이죠.

주변 사람들이 그녀에게 이 남학생을 경찰에 신고할 것을 권했지만 페도렌코 교수는 이 일을 공개 서신으로 써 '공론화'하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녀는 "이 사건을 성차별, 외국인 괴롭힘, 그리고 그릇된 인종적 편견에 관해 배울 수 있는 계기로 삼기 바란다"고 전했습니다.

페도렌코 교수는 "여성에 대한 남성의 권리 주장과 폭력을 제도화하는 사회 안에 배태된 여성 혐오적인 문화"와 "한 명의 인간으로 대하지 않고, 백인 여성이라는 정형에 끼워맞춘 점"에 대해 지적했습니다. 

‌이어 "나에 대해 권리를 행사하려던 학생의 태도가 가장 우려됐다"며 "모든 여성은 독립적인 주체이다. 당신이 낯선 사람에게 영어 레슨, 문화 자문, 혹은 잡담을 요구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페도렌코 교수는 "우리는 여기저기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야 합니다. 이는 여성의 평등과 관련된 사안이며, 인권과 관련된 사안이기 때문"이라며 편지를 끝맺었습니다.

이런 폭력은 외국인, 여성에게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사회적 약자에게 행해지는 문제를 공론화 한 교수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섬네일 사진출처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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