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상! 슈틸리케호 ‘차두리 효과’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1-18 14: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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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두리 전력분석관(왼쪽)이 9일 파주 NFC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함께 태극전사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파주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선수 격려 동영상 제작” 협회에 제안… 우즈베크전 앞두고 깜짝 이벤트
선수들 “전투력 상승” 뜨거운 반응… 경기중엔 경험 살려 수비수에 조언 
 축구 국가대표팀이 우즈베키스탄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데는 기대했던 ‘차두리 효과’가 큰 힘이 됐습니다.

 지난해 현역 생활을 마감한 차두리(36)는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을 앞두고 대표팀 전력분석관으로 전격 선임됐습니다. 이란과의 4차전 패배 이후 떨어진 대표팀의 사기를 끌어올리고,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소통 통로가 되는 것이 그에게 주어진 임무였습니다. 자격증 문제로 전력분석관이 됐지만 사실상 코치였던 것입니다.

 우즈베키스탄전을 앞두고 차두리는 대한축구협회에 제안해 ‘선수들을 격려하는 동영상’을 만들었습니다. 17일 축구협회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캐나다와의 친선경기(11일)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은 팬들이 대표 선수들과 감독, 코치에게 남긴 응원 메시지가 담겨 있습니다. 영상 후반부에는 ‘이것만은 잊지 마세요. 여러분은 지금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는 훌륭한 자리에 서 있는 최고의 선수들입니다’라는 문구가 나옵니다. 후배들의 자신감 회복을 위해 차두리가 마련한 ‘깜짝 이벤트’였습니다.





15일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경기에서 대한민국이 2-1로 승리하며 조2위로 점프했다. 경기 후 손흥민과 차두리 전력분석관이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상암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선수들은 15일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 강당에서 동영상을 함께 본 뒤 우즈베키스탄전이 열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으로 이동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영상을 본 선수들이 ‘전투력이 상승한다’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차두리는 테크니컬 박스로 나와 선수들에게 감독의 지시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대표팀이 수비 실수로 실점하며 0-1로 뒤졌을 때는 하프타임 때 현역 시절 측면 수비수로 뛰었던 경험을 살려 수비수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측면 수비수 김창수에게는 “중앙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끝까지 보면서 조직력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습니다. 구자철의 역전골이 터졌을 때 가장 먼저 슈틸리케 감독을 끌어안으며 기쁨을 나눈 것도 차두리였습니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차 분석관은 대표팀 훈련이 시작되기 전에 독일어로 슈틸리케 감독과 대화를 나눴습니다. 훈련 내용을 완벽히 숙지한 뒤에는 성실하게 후배들을 지도했다”고 말했습니다. 슈틸리케 감독도 “차 분석관을 비롯해 벤치에 앉은 모든 사람이 똘똘 뭉쳐 제 역할을 했기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을 꺾을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