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대통령, 태반주사 맞아… 자문의가 직접 청와대에 갖고 가 주사”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1-17 10:23:20
공유하기 닫기
박근혜 대통령이 최순실 씨 자매의 이름으로 각종 주사제 처방과 혈액 검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박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태반 주사’를 맞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사람의 태반을 원료로 만든 태반 주사는 여성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효과가 있어 갱년기 여성이 주로 찾는 주사 요법입니다. 피부를 뽀얗게 만드는 등 미용 효과가 좋다는 소문에 중년 여성 사이에서 ‘회춘 주사’로 불립니다. 하지만 비타민 주사처럼 합법적인 약물이라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 녹십자 아이메드 원장이 왜 대리 처방을 했는지 의문은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라 공개 못 했나

 16일 보건당국과 의료계 관계자들은 “김 원장이 차움의원에서 박 대통령을 위해 대리 처방한 피하 주사제는 녹십자의 태반 주사제 ‘라이넥’”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김 원장이 박 대통령에게 주사한 약물은 피로 해소를 위한 비타민 주사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김 원장은 보건당국 조사에서 “박 대통령을 위해 차움의원에서 처방한 주사제 중 정맥 주사는 간호장교가, 피하 주사는 내가 직접 주사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후 피하 주사의 구체적인 성분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피하 주사는 피부와 근육 사이에 맞는 주사로 태반 주사, 인슐린 주사 등 사용 범위가 제한적인 반면 비타민 주사는 통상 수액과 함께 혈관에 직접 맞는 정맥 주사이기 때문입니다.

 태반 주사는 만성피로 해소와 간 기능 개선 등에도 효능이 있습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을 진료한 복수의 의료인들은 “박 대통령이 심한 만성피로 증세를 보였다”고 밝혔습니다. 박 대통령은 비타민 주사의 일종으로 피로 해소와 피부 미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일명 ‘백옥주사’(글루타티온) ‘신데렐라주사’(티옥트산) 등의 주사제도 처방받았습니다.






○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혹들  태반 주사는 합법적인 약물이며 의사 처방만 있으면 맞을 수 있기 때문에 대통령이 굳이 최 씨 자매의 이름으로 처방받을 이유가 없습니다. 일각에선 대통령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대리 처방을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한 의료계 인사는 “대통령 성격상 공식 라인, 즉 청와대 의무실장, 주치의 등을 거치지 않고 태반 주사를 맞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15일 박 대통령의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는 “대통령도 여성으로서의 사생활이 있다”며 추후에 구체적으로 밝히겠다고 했습니다.  김 원장이 박 대통령 취임 후인 2013년 9월 2일 청와대 의무실 간호장교가 채취한 대통령 혈액을 외부(차움의원)로 가져와 ‘최순실’ 이름으로 검사한 이유가 뭔지 의혹이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 차움의원 측은 “비타민, 영양소 등 박 대통령의 건강 유지를 위해 부족한 성분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것 같다”면서도 왜 ‘최순실’ 이름으로 검사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김 원장이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이 역시 태반 주사 등과 연관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태반 주사는 인체 조직으로 만든 약물이라 감염, 호르몬 과다 등 부작용 위험이 존재한다. 이에 혈액검사로 부작용 등을 알아보려 한 것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또 최 씨 이름의 처방 기록을 보면 2012, 2013년 같은 약물을 평소보다 2, 3배 많이 처방한 사례가 21번이나 됐습니다. 복지부 관계자는 “주사제 등 처방을 차움의원에서 받은 후 나머지는 외부로 가져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 씨가 평소보다 많이 처방받아 간 주사제들은 박 대통령이 해외 순방 때 사용했거나 청와대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나아가 비선 의료 행위들이 박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과 연관됐을 가능성도 향후 검찰 등 수사기관에서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한편 16일 복지부는 김 원장의 의사 자격을 75일간 정지하기로 했습니다. 또 서울 강남구 보건소에 김 원장의 의료법 위반 혐의에 대해 형사 고발하고, 과거 최 씨 자매를 진료한 차움의원 다른 의사의 대리 처방 여부에 대해서는 수사 의뢰를 하도록 요청했습니다. 김호경 kimhk@donga.com 기자·김윤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