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그 곳에서 만나요…감동 주는 사진 10장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1-16 15: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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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사진작가 크리스 포츠 씨는 1970년대부터 거리를 돌아다니며 일반인들의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그는 예전에 자기가 찍었던 사람들을 수소문하기 시작했고, 그때 그 장소에서 다시 사진을 찍자고 제안했습니다. 그 결과 아름다운 재회의 순간을 담은 사진 135장이 탄생했습니다.

개성적인 펑크 스타일을 뽐내던 10대 커플은 여유로운 중년이 되었고, 길거리를 질주하던 개구쟁이 소년들은 너그러운 인상의 아저씨들이 되었습니다. 포츠 씨는 이 감동적인 사진들을 엮어 <재회>라는 이름의 사진집으로 펴냈습니다. 그 중 열 장을 소개합니다.





‌1. 도그와 티나 (1985년 / 2015년)
80년대 중반 거리를 주름잡던 펑크스타일 커플 도그 씨와 티나 씨는 열여덟 살이었습니다. 이 커플은 사랑의 결실로 쌍둥이를 낳았지만 지금은 서로 헤어졌다고 합니다. 티나 씨는 도셋에서 거주하며 버드나무 공예 공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도그 씨는 정원관리와 울타리 설치를 생업으로 삼고 있으며 남서부 웨일스에 살고 있습니다.

티나 씨는 “이 사진을 찍었을 때가 기억나요. 멋진 시대였죠. 전 몇 년 동안 온갖 펑크룩 헤어스타일을 뽐내고 다녔어요.” 라고 말했습니다. 도그 씨도 “정말 좋은 시절이었어요.” 라고 거들었습니다.



‌2. 기차역의 키스 (1980년 / 2009년)
토니 윌멋 씨와 그의 여자친구 샐리 씨가 1980년 피터버러 기차역에서 찍힌 사진입니다. 당시 토니 씨는 22살의 젊은 선생님이었고 21살이던 샐리 씨는 지역 공무원이었습니다. 이 커플은 결혼해서 두 명의 아이를 두었으며 지금은 스태포드셔에 살고 있습니다. 토니 씨와 샐리 씨 모두 지금은 교장선생님이 되었다네요.


3. 개구쟁이 다섯 소년들 - 앤디, 리처드, 토니, 아론, 드빈더 (1987년 / 2016년)
앤디 씨는 “친구들과 오락실에 자주 갔었죠.” 라고 어린 시절을 추억했습니다. 그는 졸업 후 바로 군대에 갔다가 운수회사에 취업해 트럭을 몰았습니다. 리처드 씨는 현재 피터버러에 거주하고 있으며 슬하에 두 명의 아들이 있습니다. 그는 “당시 전교생이 70명 밖에 안 됐어요. 모두들 서로서로 아주 친했죠.” 라고 회상했습니다.

토니 씨는 석공이 되었으며 아론 씨는 이케아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드빈더 씨는 1986년에 요크셔로 이사했으며 지금은 주택조합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다섯 명 모두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으며, 지금도 동창회 모임을 통해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고 합니다.


‌4. 핑크 모히칸 헤어의 사나이 (1985년 / 2016년)
배저 파르큐 씨는 1985년 대성당 앞 광장에서 열린 피자먹기 대회에서 우승했을 때를 아직도 기억합니다. 당시 대회를 연 피자가게 사장님 스테판 말라니 씨는 “배저 씨가 피자 하나를 2분만에 먹던 게 기억나네요. 정말 빨랐죠.” 라고 말했습니다. 20살이던 배저 씨는 건설 노동자였습니다. “친구들이 대회에 나가 보라고 부추겼어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박수를 받고 지역신문 1면에도 제 사진이 실렸죠.” 배저 씨는 슬하에 다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으며 지금은 도로포장 건설자가 되었습니다. 30여 년 전 스타일을 여전히 소화하고 있는 모습이 멋집니다.


5. 자매들 (1980년 / 2013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쉐나즈 베굼 씨와 그녀의 쌍둥이 룩사나, 맏언니 이트랏 씨입니다. 크롬웰 로드에 살던 그들은 창가에 앉아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쉐나즈 씨 쌍둥이는 당시 7세, 이트랏 씨는 9세였습니다. 세 자매는 여전히 피터버러에 살고 있으며 정기적으로 서로 만난다고 합니다. 쉐나즈 씨는 딸 한 명, 룩사나 씨는 다섯 남매를 키우고 있으며 둘 다 노인과 장애인을 보살피는 복지사로 활동중입니다. 이트랏 씨는 우체국에서 일하고 있고 여섯 명의 자녀를 두고 있습니다.



‌6. 멋진 친구들 (1980년 / 2015년)
사진 속 네 명의 소년은 지금도 여전히 좋은 친구 사이로 지내고 있습니다. 사진 속 주인공 중 한 명인 메들러 씨(47)는 “우리 삶의 흔적을 거슬러 올라가는 것 같아요. 꿈만 같군요.” 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7. ‘메탈 미키’ (1980년 / 2016년)
1980년대 스티브 오즈본 씨의 별명은 ‘메탈 미키’였습니다. 오토바이를 타다가 다리가 몇 번이고 부러져서 철심을 박고 다니면서도 바이크 타기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엔 다리가 부러져서 목발을 짚었지만 이제는 그냥 걸어다니려고 지팡이를 씁니다. 그는 결혼해 네 명의 자녀를 두었지만 아들 한 명이 2012년에 먼저 세상을 떠나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오즈본 씨는 여러 밴드에서 기타를 연주했으며, 장애를 가진 오토바이 운전자들을 위해 2만 파운드(한화 약 2900만 원)가 넘는 기금을 마련하기도 했습니다.


‌8. 보석상 점원 (1990년 / 2015년)
빅키 그레이시(결혼 전 성은 프로스트)씨는 퀸스게이트 쇼핑센터에 있는 보석상에서 2년간 판매보조로 일했습니다. 그녀는 여전히 같은 도시에 살고 있으며 결혼하여 두 명의 자녀를 낳았습니다.


9. 친구들 (1982년 / 2011년)
성당 광장 벤치에 앉은 친구들입니다. 페니, 사라, 루이즈, 캐롤, 줄리엣 씨의 재회에는 줄리엣 씨 대신 그녀의 자매인 알리슨 씨가 참석했습니다. 줄리엣 씨가 안타깝게도 먼저 세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10. 데이빗 하비와 팀 굿맨 (1980년 / 2010년)
경찰관이던 데이빗 하비 씨는 경찰서장까지 승진했다가 지금은 은퇴했습니다. 흑백사진 속에서 경찰 아저씨와 대화를 나누던 여섯 살 소년 팀 굿맨 씨는 어느덧 장성하여 여섯 명의 아이를 둔 사회인이 되었습니다.

시간은 사람의 외모를 바꾸어 놓습니다. 때로는 그 사람 자체를 세상으로부터 데려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가 살았던 삶의 흔적이나 사람과 사람이 만든 인연은 그리 쉽게 사라지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30년 후 나의 모습은 어떻게 변해 있을지,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 중 30년 뒤에도 나와 같이 사진을 찍을 사람은 누구일지 생각해 보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