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균, 돈 가져와봐”…日원전 피난학생, 이지메 수기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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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2016-11-16 15: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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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서울=뉴시스】"‌지금까지 몇번이고 죽을까 생각했다. 하지만 재해로 많이 죽었기 때문에 괴롭지만 나는 살기로 했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후쿠시마(福島) 원전 사고로 후쿠시마현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가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당한 일본의 한 소년이 작성한 수기가 공개됐다.

현재 중학교 1학년(13세)인 이 학생은 위와 같이 학교에서 이지메를 당해 죽고싶을 정도로 괴로워했지만, 학교 선생님도 피해학생을 도와주지 않아 지난 15일 학생의 부모는 변호인을 통해 피해학생이 직접 작성한 수기를 공개하며 공론화에 나섰다.

16일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의하면, 피해학생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요코하마(横浜)시로 이주해 지역의 시립 초등학교로 전학했다가 2~5학년 시절 4년에 걸쳐 급우들로부터 이지메를 당했다.

이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이었던 지난해 7월, 학교 및 가해자 측과의 상담 중에 공책 3페이지 분량의 자신의 심경을 직접 작성했고, 이것이 15일 변호인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수기에 따르면 급우들은 그를 '세균'이라고 지칭하며, 원전사고로 인한 배상금을 받았을 것이라며 금전을 요구하기도 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수기에 "(급우들로부터) '세균, 돈 있으면 가져와'라는 소리를 들어도 저항할 수 없던 것도 분하다"라며 "저항하면 또 이지메가 시작될 것같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그냥 무서웠고 방법이 없었다"라고 당시 심경을 토로했다.

세균으로 취급당한 것에 대해 피해 학생은 수기에 "방사능(때문에 세균 취급을 당한 것)이라고 생각해 언제나 괴로웠다. 후쿠시마의 사람은 괴롭힘 당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 (이지메와 관련한) 여러 이야기를 했지만 (학교는) 믿어주지 않았다", "몇번이고 선생님에게 말하려고 했으나 무시받았다"고 적어, 학교에 도움을 요청하려했지만 거부됐다고 밝혔다.

학생의 부모는 전날 성명 발표를 통해 "학교는 금전 요구를 알고 있으면서도 보호자에 연락도 하지 않았다"고 공개했다.

피해학생은 "(자신과) 같은 이지메를 당하는 아이에게 (자신의 수기가) 격려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기를 공개했다고 변호인은 밝혔다. 피해학생은 현재 일종의 대안학교인 프리스쿨(free school)에 다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