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 속 자매'인 줄만 알았는데...40여 년 만에 만난 쌍둥이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1-14 14: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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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Helen and Jenny(http://www.helenandjenny.co.uk)
영국 잉글랜드 지방 타인사이드에서 자란 헬렌 에드워즈 씨는 외롭고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폭력적인 아버지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헬렌 씨는 학대의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상상 속의 자매를 만들어 대화하며 견뎌냈습니다.

헬렌 씨의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제니 리 스미스라는 소녀가 살고 있었습니다. 헬렌의 부모와 달리 제니의 부모는 항상 다정했고 딸에게 넘치는 사랑을 주었습니다. 그러나 제니가 열네 살이 된 후 어느 날, 그녀는 자신의 ‘출생의 비밀’을 알게 됩니다. 사촌들과 놀다가 말다툼을 하게 되었는데 그 중 한 명이 “넌 입양된 애니까 우리랑 못 놀아!”라고 말한 것입니다. 충격을 받고 돌아온 제니에게 어머니는 “사실 네가 아주 어렸을 때 널 입양했고 지금까지 비밀로 해 왔단다”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입양을 쉬쉬했던 1960년대에 제니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침묵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2003년이 되어서야 제니 씨는 생모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생모는 28세에 임신한 뒤 가정 형편이 어려워지자 결국 아기 한 명을 포기했다며 제니 씨에게 거듭 사과하고, 그녀에게 헬렌이라는 자매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 주며 제발 헬렌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습니다. 헬렌 씨는 무거운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1년 뒤 헬렌 씨와 제니 씨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니 씨는 비로소 친자매를 만나게 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녀는 연락이 끊긴 가족을 찾아주는 사이트 ‘진스 유나이티드(Genes United)’에 자매 헬렌을 찾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어린 시절 겪은 학대의 아픔을 이겨낼 수 있게 해 준 상상 속 자매를 잊지 않고 살던 헬렌 씨에게 어느 날 한 통의 이메일이 도착했습니다. “당신이 제 의붓자매인 것 같아요. 만나고 싶어요.” 제니 씨로부터의 편지였습니다. 제니 씨가 40년 가까이 혈육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던 동안, 헬렌 씨는 자신에게 피를 나눈 자매가 있을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습니다.


2007년 두 사람은 드디어 재회했고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어머니만 같고 아버지는 다르다고 생각했었는데, DNA검사 결과 아버지 역시 동일했습니다. 헬렌 씨를 키운 폭력적인 아버지는 친아버지가 아니었습니다. 그들의 어머니는 한 번의 외도로 쌍둥이를 임신했고 둘은 1948년 12월 2일 한 날 한 시에 태어났던 것입니다.

40여 년 만에 상봉하게 된 ‘친자매’ 헬렌 씨와 제니 씨는 손을 잡고 환하게 웃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두 번째 기회가 주어졌으니, 그 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시간을 채우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두 사람은 홈페이지(http://www.helenandjenny.co.uk/)도 만들어 자신들의 감동적인 사연을 전했습니다. 멀고 먼 길을 돌아 만난 자매의 앞날에 웃음만이 있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