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유령이 되어 나타난 살인사건 피해자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1-11 11:4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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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꿈에 나타나 억울함을 호소하는 일이 가능할까요? 우리나라의 장화홍련 이야기 같은 일이 옛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다고 합니다. 1876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 그린브라이어 카운티에서 태어난 엘바 조다 헤스터 슈의 이야기입니다.

1896년 엘바는 에드워드 스트리블링 트라우트 슈라는 낯선 남자와 사랑에 빠졌습니다. 일정한 직업 없이 여기저기를 전전하던 에드워드는 일자리를 찾아 그린브라이어 카운티에 흘러들어온 이방인이었습니다. 어떤 사람인지 확실하게 모르면서 결혼하면 안 된다는 어머니 메리 제인 헤스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삶을 살겠다”며 그와 결혼했습니다.



이듬해 초의 어느 날, 에드워드는 집으로 심부름꾼 소년을 보냈습니다. 소년은 엘바가 계단 아래에서 숨져 있는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 엘바의 어머니를 데려왔습니다. 어머니는 동네 의사인 조지 W.냅에게 달려갔고, 한 시간 뒤 의사가 엘바의 집에 도착했을 때 남편 에드워드도 와 있었습니다. 에드워드는 아내의 시신을 침실로 옮기고 목 깃이 높이 올라오는 드레스로 갈아입힌 뒤 얼굴에 베일을 씌운 채 슬픔에 잠겨 있었습니다. 의사는 엘바가 현기증으로 계단에서 발을 헛디뎌 떨어져 숨졌다고 사망진단서를 발급했습니다.



딸의 죽음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어머니는 매일 간절히 기도했고, 엘바가 매장된 지 한 달 만에 딸의 유령을 목격했다고 합니다. 그녀의 증언에 의하면 한 줄기 빛이 방으로 들어오더니 엘바의 모습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유령은 “남편에게 지독한 학대를 당해왔다. 그는 단지 저녁 밥상에 고기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내 목을 부러뜨렸다”고 말하며 자기 목을 한 바퀴 돌려 보였다고 합니다.


메리는 다음 날 경찰서로 달려가 유령 이야기를 했고 바로 수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유령 이야기를 듣고 살인사건 수사를 시작하지 않겠지만 백 년도 더 된 옛날에는 그런 일이 상당히 흔했다고 합니다. 경찰은 사망진단서를 발급한 의사를 심문했고, 의사는 슬픔에 빠져있는 것처럼 보이는 에드워드를 자극하지 않으려고 엘바의 검시를 대강 했다는 사실을 인정했습니다. 경찰은 엘바의 시신을 파내 부검했습니다. 사망원인은 외부에서 가해진 물리적 힘에 의한 목뼈 골절이었습니다.



엘바와 에드워드가 살던 집
에드워드는 즉시 체포됐고, 엘바와의 결혼 이전에 두 명의 아내가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첫 번째 아내와는 그의 폭력적인 성향 때문에 이혼했고, 두 번째 아내는 미심쩍은 상황에서 숨졌습니다. ‘7명의 아내를 두겠다’고 떠벌리고 다녔던 에드워드는 엘바 살해혐의로 유죄판결을 받고 복역하던 중 병으로 사망했습니다. 에드워드가 죽은 뒤 엘바의 유령은 더 이상 나타나지 않았고, 어머니 메리는 비로소 딸이 안식을 찾았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