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부에 6,800만 원 투자한 여성 “부질없다”

이예리 기자
이예리 기자2016-11-10 16:4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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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에니스 씨(69)
영국의 여성잡지 에디터로 일하다 퇴직한 제인 에니스(69) 씨는 얼마 전 앨범을 보다가 자기 할머니의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사진 속 할머니는 아주 나이가 많아 보였는데, 알고보니 현재의 자기와 동갑인 69세 때 찍은 사진이었던 것입니다. 제인 씨도 젊은 시절에 비하면야 많이 늙기는 했지만, 사진 속 할머니 정도로 주름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자신과 할머니는 왜 다를까 생각하던 제인 씨는 한 가지 결론에 도달했고 이를 데일리메일에 기고했습니다.

제인 씨가 9일(현지시간) 기고한 글에 따르면 그녀는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약 40년에 걸쳐 4만8천 파운드(한화 약 6,800만 원)를 피부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을 찾아 바르고 마사지 같은 관리도 꾸준히 받은 결과 제인 씨는 70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꽤 좋은 피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제인 씨의 할머니 키티 씨(69세 때)
제인 씨의 할머니 키티 씨는 어떨까요. 제인 씨는 “할머니는 젊은 시절에 남편을 잃고 홀로 여러 명의 가족을 부양해야 했어요.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못 자는 날이 많았고 평생 힘들게 일했으며 좋은 음식을 찾아먹는 건 꿈도 꾸지 못하셨죠. 그리고 담배도 많이 피우셨어요. 한 마디로 피부에 안 좋다는 건 다 하신 셈이에요.” 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제인 씨는 할머니보다 훨씬 젊어 보이는 자신의 용모에 자부심을 느꼈을까요. 그녀는 결단코 아니라고 말했습니다. “할머니는 자기 외모가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분이었어요. 젊게 보이려 노력하지 않았지만 재미있는 성격 덕분에 인기가 많았고, 젊은 시절에는 애인도 엄청나게 많으셨다고 하더군요. 저처럼 나이 드는 걸 무서워하거나,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거나 하지도 않으셨죠.”


인류학자 안나 마친은 현대 사회의 ‘영원한 젊음’에 대한 집착이 나이듦에 대한 존경심을 무너뜨렸다고 말합니다. ‘나이 들었다’ 라는 것을 지혜의 상징이 아닌 초췌한 겉모습으로 인식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점점 더 많은 화장품과 시술로 젊음을 추구하는 사회 분위기는 여성에게 ‘나도 뒤처져선 안 된다’라는 생각을 하게 만듭니다.

제인 씨는 “할머니처럼 주름이 많아지길 바라는 건 아니에요. 지금까지 해왔던 관리를 아예 그만둘 생각도 없어요. 하지만 할머니의 사진을 보니 복잡한 생각이 들더군요. 여러 가지 면에서, 할머니를 본받고 싶어요.” 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