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사진보면 그냥 나가”…박 대통령 흔적 지우는 식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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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2016-11-10 14: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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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문시장 삼겹살거리 한 식당에 걸려있던 박대통령 사진. © 뉴스1
(충북ㆍ세종=뉴스1) “손님들이 오셨다가 박근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을 보고 그냥 나가요. 장사를 하려니 어떡합니까. 할 수 없이 떼어냈죠”

9일 밤 충북 청주시 상당구 서문시장 ‘삼겹살 거리’에 있는 A식당 주인은 박 대통령 방문당시 찍었던 기념사진 액자를 떼어낸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인한 성난 민심에 홍보용 액자마저 끌어 내린 것이다.

청주 삼겹살 거리는 침체한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2012년 3월 조성된 전국 유일의 삼겹살 특화거리다.

2014년 7월 ‘통합 청주시 출범식’에 참석하는 박 대통령이 들러 유명해졌다.

당시 박 대통령이 삼겹살에 쌈을 싸 먹는 모습이 곳곳에 보도됐고, 상인들은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과 대통령 사진 등을 음식점에 내걸었다. 이런 ‘대통령 마케팅’은 짭짤한 재미를 봤다.

A음식점도 박 대통령과 찍은 기념사진과 박 대통령의 대형 사진 등 4~5개의 사진을 벽에 걸어놓고 영업을 해 온 곳이다.

그러나 최근 이곳은 박 대통령 사진을 떼어냈다.

이 식당 업주 이모씨(62)는 “대통령이 찾았다는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았었다”면서 “하지만 최근 (최순실 게이트 파문으로) 들어오려다 사진을 보고 그냥 나가는 손님들이 많아져 아들과 상의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진은 창고에 넣어뒀는데 상황을 봐서 다시 걸어야할지를 결정해야 될 것 같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인근 식당 주인도 “손님들이 거부감을 표하는데 어떡하냐”고 말했다.

뉴스1이 이날 오후 6시30분께 삼겹살거리를 찾았을 때 저녁장사로 북적이던 이곳은 한산했다. 식당 곳곳에 걸려있던 박 대통령 방문 흔적도 사라지고 있었다.

이같은 대통령 흔적 지우기는 식당뿐만이 아니다. 지난 4월 총선에서 ‘박근혜마케팅’으로 재미를 봤던 새누리당 지역구 사무실도 큼직하게 내걸었던 박 대통령 사진을 속속 철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어머니인 고(故) 육영수 여사의 생가가 있는 충북 옥천 여론도 싸늘하다. 박 대통령의 외가인 이곳에서는 지난 9일 저녁 7시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옥천신문 황민호 제작국장은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에게 64% 표를 몰아준 곳이 옥천”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배신당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말했다.

황 국장은 “어제 촛불집회에 400~500명이 모였는데 특히 중고등학생의 참여가 많았다. 아마 옥천 집회 역사상 최고로 많은 사람이 모인 것 같다”면서 “박 대통령은 ‘옥천의 자랑이 아니라 옥천의 수치’라는 구호도 나왔다”고 촛불시위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