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시면접때 특목고 교복 보면 주눅” 논란

동아일보
동아일보2016-11-08 10:2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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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게티이미지뱅크
 10월 말 한 대학의 수시 전형에 응시한 고3 조모 양(18)은 면접 대기실에 들어서자마자 과학고 교복을 입은 경쟁자를 보고 주눅이 들었습니다. 면접관이 ‘공부 잘하는 과학고 학생’을 좋게 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죠. 조 양은 “면접장에서 특목고 교복을 입은 애들을 보면 일반고 출신인 내가 불리하다는 생각이 들어 위축된다”며 “편견 없이 선발할 의지가 있으면 각 대학이 면접 때 교복 착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3 수험생 사이에서 면접 복장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다수 대학이 면접에서 응시자의 학교명과 이름을 가리는 등 신분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 ‘블라인드’ 면접을 한다면서도 학생의 출신 학교를 드러낼 수 있는 교복 착용은 제한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최근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가 2년 전 이화여대 수시 면접에 국가대표 승마 선수복을 입은 채 들어가 높은 점수를 받고 최종 합격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도 수험생 사이에서 교복 논란을 부추긴 요인입니다.

 2017학년도 대입 수시 전형에서 서울대를 제외한 대학 대부분은 면접 복장에 제한을 두지 않습니다. 서울대만 “면접관에게 선입견을 주고 다른 응시생에게 불편을 끼칠 우려가 있다”며 교복 착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부분의 대학은 명확한 면접 평가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항목에 배점이 어떻게 책정되는지 등을 알 길이 없습니다. 수험생이 면접 복장에까지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이유죠.

 한 인터넷 입시 커뮤니티에는 면접 복장 관련 게시물이 10월 한 달에만 100개가 넘게 올라왔습니다.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에 지원한 고3 학부모 이모 씨(45)는 “특정 전형에서는 외국어고나 과학고 등 특목고 학생들 위주로 뽑는다는 소문까지 돈다”며 “자기소개서에는 학생의 신분을 드러내는 어떤 정보도 못 쓰게 하면서 면접에서 교복을 허용하면 학교가 대놓고 특목고 학생을 뽑으려는 게 아닌지 오해하기 쉽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임경수 서강대 입학처장은 “교복이 학생의 신분을 드러내는 것이 사실”이라며 “특히 특목고 학생은 면접관에게 일부러 사전 정보를 주려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어 인성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평소의 깔끔한 옷을 입는 게 낫다”고 했습니다.

 교복 착용 금지는 또 다른 부작용을 부를 것이라는 반론도 있습니다. 한 유명 사립대 입학처장은 “교복을 입지 말라고 하면 학생과 학부모가 옷에 돈을 쓸 것 같아 고민 끝에 자율에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노지원 기자 zone@donga.com